[테크홀릭]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격추한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반군이 전투기 요격용으로 디자인된 러시아제 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인 SA-11로 여객기를 격추하려면 3일 정도만 훈련을 받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SA-11은 레이더 유도식 지대공 미사일(SMA)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구 소련이 지난 1979년 1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러시아 내 명칭은 9K37 부크(Buk)다. SA-11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코드명이다.
SA-11은 수출도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에는 그루지야 무력 충돌 사건 당시 러시아 전투기 4대가 SA-11에 격추되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부크 M2 360기를, 우크라이나군은 부크 M1-2 50기를 보유하고 있다.
SA-11은 4명이 작동시킨다. 전투기 등을 요격할 수 있게 설계했으며 미사일을 동시에 6개 목표물을 향해 요격 발사할 수 있다. 거리는 32km 거리에서 고도는 2만 2,000m까지 표적을 사정 내에 넣을 수 있다. 본체에 탑재한 레이더는 2개. 첫 번째 레이더는 100m 고도에서 저공 비행하는 목표물을 35km 범위 내에서 발견, 이보다 더 저공비앨을 하는 목표물이라도 10∼20km 범위 내에서 탐지한다. 또 다른 레이더는 32km 범위 내에서 미사일 고도 1만 5,000∼2만 2,000m 이내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발사한 고성능 탄두는 표적을 향해 날아가고 해당 표적에 도달하기 직전 폭발해 최대한 피해를 주게 된다.
SA-11을 이용해 보잉777 같은 여객기를 격추시키려면 3∼4일 정도만 배우면 충분하다고 한다. 여객기는 일정 속도와 고도에서 비행하는 데다 방어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 않다. 비행 고도 역시 레이더가 더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시스템 조작은 간단하지만 잘 조작하려면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A-11의 가장 큰 문제는 표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추적하기는 어렵지만 미사일을 너무나도 손쉽게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적을 정확하게 식별하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A-11의 레이더 시스템은 어떤 대상이라도 똑같이 표시한다. 조종사가 확인할 수 있는 건 표적의 고도와 비행 속도, 궤도뿐이다. 표적의 크기나 종류는 알 수 없다.
항공기는 민간 여객기라는 걸 나타내는 피아식별코드(IFF)라고 불리는 4자리 숫자를 송신한다. SA-11 역시 해당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비행기를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으려면 몇 개월 이상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치 총을 쏠 때와 마찬가지의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방아쇠를 당기는 건 간단하지만 문제는 판단이 어렵다는 얘기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