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배터리 소재기술 없이 선두권 유지 어렵다

[이슈분석]배터리 소재기술 없이 선두권 유지 어렵다

국산 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차세대 전지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국산 배터리는 안정화된 기술력과 생산력 등의 강점으로 시장을 선점했지만 앞으로 업계의 기술 평준화로 소재 기술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산 배터리의 소재 경쟁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차전지의 핵심 양극·음극재와 전해액·분리막 중 양극재 정도만 우리 기술로 생산이 가능할 뿐 다른 소재 상당 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음극재는 8%, 분리막은 25% 정도로 국산 비율이 매우 취약하다. 이차전지의 소재 가격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소재 기술이 이차전지 핵심인 셈이다.

이차전지 소재 시장은 일본의 분리막을 제외하고 중국이 양극·음극재, 전해액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한다. 여기에 일본은 소형전지 시장을 한국에 내준 대신 중대형 배터리 시장만큼은 종주국의 위상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정부차원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뿐 아니라 ESS 등에 특화된 배터리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차세대 전지로 분리되는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를 적용한 대규모 실증사업도 진행 중이다.

중국 역시 최근 7대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소재산업을 선정해 리튬·흑연 등의 막대한 자원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산 배터리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내 생산 공장을 갖추지 않은 외산 배터리에 대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 지원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공장 설립은 물론이고 중국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국내 업계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내 배터리 산업은 소재뿐 아니라, 차세대 전지 개발에도 소극적이다. 국내 업계는 리튬이온계 배터리에만 집중할 뿐 레독스 플로우 등 차세대 전지개발을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ESS용으로 활용하며 가격 경쟁력만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전력 주파수조정(FR) ESS 전용 배터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차전지 핵심인 소재 산업이 2~3년 후 시장 경쟁을 좌우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소형 전지의 강력한 경쟁력을 중대형 전지로 이어 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소재 경쟁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