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연일 이어지는 각종 대형 사고와 경기 악재에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상공인 10명중 8명은 상반기 경영성과가 둔화됐고 절반 이상은 하반기에도 큰 희망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체감경기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상공인 경기에 잿빛 구름이 잔뜩 긴 셈이다. 새 경제팀의 내수활성화 정책과 소상공인 활력 회복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도소매, 음식·숙박업, 기타서비스업 등 전국 주요업종 소상공인 4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상반기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하반기 전망’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어려웠던 경기상황이 소상공인 경영수지 실적에 그대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상반기 전반적 경기에 대해 소상공인의 87.5%는 어려웠다고 응답했으며 76.3%는 작년 하반기 대비 경영수지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하반기 경기전망 역시 응답자의 대다수가 ‘경기악화’(54.9%) 또는 ‘현상유지’(29.7%)로 내다봤다.
경영악화 요인으로는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67.2%)이 가장 많았으며 ‘동일업종 경쟁심화’(36.8%), ‘낮은 수익구조’(21.3%), ‘제품·재료비 상승’(17.2%), ‘인건비증가’(16.1%)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답변이 21.8%를 차지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한 경기 활성화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감축 및 인건비절감’(21.6%), ‘사업축소’(20.1%) 등도 함께 꼽혔다.
어려운 경기상황에 대다수 소상공인들은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하며 경영을 이어왔다. 소상공인의 평균 휴무일은 ‘주 1회’가 39.0%로 가장 많았으며 ‘휴무 없음’이라는 답변이 30.7%, ‘월1∼2일’은 11.9%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65.4%는 상반기 중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부채를 늘렸다. 자금조달 사유로는 ‘원부자재구입’(20.6%), ‘경상비’(13.4%), ‘인건비’(11.0%), ‘비품구입’(10.5%), ‘상가보증금 및 임대료’(9.9%) 등을 꼽았다.
상반기 중 부채는 증가했지만 43.9%는 ‘원금상환은 하지 못하고 이지만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에 어려움‘(7.9%)을 겪고 있거나 ’가끔 연체발생‘(5.3%)도 적지 않았다. 일부나마 상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3.9%에 불과했다.
현 상황에서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공과금 등 세 부담 완화’(52.0%)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 이어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43.2%),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및 현금·체크카드 활성화’(41.4%), ‘소비촉진 운동’(24.8%) 등을 필요로 했다.
김정원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장은 “내수부진과 세월호 여파 등으로 국내경기 회복이 지연돼 상반기 동안 소상공인들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최근 출범한 정부 새 경제팀의 내수활성화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과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확대 시행 등 소상공인 활력 회복을 위한 정책을 시급히 시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