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태양광 설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에 연료전지와 풍력 수요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의무량 확대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설치량이 증가했지만 연료전지·풍력 등 비태양광 자원은 바이오매스 발전량 증가, 인허가 관련 규제로 성장세를 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3일 에너지관리공단이 집계한 RPS 대응 신재생에너지 설치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는 전국 2216군데, 375㎿에 달한다. 이는 RPS 시행 이후 상반기 설치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해 RPS용 태양광 설치량은 389㎿, 2012년에는 177㎿를 기록했다.
RPS는 일정 규모 이상 발전사업자가 전체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제도다. 태양광과 비태양광으로 구분해 의무량을 부과한다.
상반기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량이 늘어난 것은 올해 RPS 의무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RPS 태양광 의무량은 2012년 220㎿, 지난해 330㎿였다가 올해 480㎿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최근 태양광 발전소 설치(EPC) 비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하반기 수요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설치 장소와 용량에 따라 태양광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0.7~1.5까지 네 단계로 구분했지만 앞으로는 규모별로만 가중치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현재 임차료가 비싼 일반 부지에 사업을 준비 중인 사업자는 임야 등 지가가 낮은 곳으로 사업부지를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과 달리 연료전지 수요는 감소했다. 상반기 2군데에서 총 3.6㎿를 건설한 것이 전부다. 지난해 14군데에서 총 104㎿가 신설된 것을 감안하면 수요가 급락했다. 풍력 설치량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6군데에서 53㎿가 신규 설치됐다.
지난해에는 6군데에서 총 80㎿가 신규 설치됐다. 인허가 관련 규제로 신규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수요도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연료전지, 풍력 수요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이유는 RPS 대상 사업자인 발전사가 바이오매스, 바이오중유 발전 비중을 높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건택 대명GEC 부사장은 “올해 발전사는 RPS 의무량의 25%가량을 바이오매스로 채울 계획이어서 연료전지 등 비싼 자원을 선택할 동기가 지난해보다 줄었다”며 “향후 RPS에서 바이오매스 비중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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