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3년 만에 ‘박스피(지수가 일정 구간을 벗어나지 않는 코스피)’를 첫 탈피한 코스피(KOSPI) 상승세가 파죽지세다. 지난주 4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가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는 수일 연속 장중 21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가 지난 주말 2070선에 도달했다.
2060선을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 돌파에 들뜬 증권가는 호재가 잇따르는 하반기 추가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미국·중국 등지 대외 경기 요인 흐름이 받쳐주는 가운데 2기 경제팀의 경기 부양책이 주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뜨거운 7월, 4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 경신
중국 경제 회복 흐름과 정부 2기 경제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2012년 이후 갇혔던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다. 최경환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정책에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졌다.
달러 기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인덱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점 대비 96.3% 수준을 기록해 원화기준 지수(고점 대비 92.8%)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등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가 추가 상향할 것이라는 쪽으로 증시 전망 무게 중심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 올라타면서 글로벌 경제 환경의 위험요소는 줄었다”며 “기업 이익 측면에서도 2분기가 추정치 대비 선전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좋아질 가능성이 있어 증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 속도가 문제일 뿐 방향성 자체는 ‘우상향’ 추세라는 분위기가 많다. 증권가는 하반기 2100~2150P 수준 상단을 예상하고 있다.
◇‘초이노믹스’ 효과+미국·중국 지표도 호조
시장을 달군 가장 큰 요소는 최 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의 정책 방향이다. 내수 활성화를 목표로 40조원이 넘는 확장적 거시정책을 제시했으며 하반기 중 쓰일 21조원은 직접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지난 주 이후 금융·건설 등 업종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배당 증가를 기대하는 투자심리 회복세도 빠르다.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 지표가 정부 정책 효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1일 7월 HSBC 제조업PMI는 51.7을 기록해 18개월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면서 전력 생산량과 신규 대출 등 실물경기 지표도 회복 중이다.
증시 상승을 이끈 외국인 순매수도 계속될 가능성도 크다. 증권가는 신흥국 외국인 매수세가 늘고 있다는 점, 중국계 자금 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의 대만·인도·필리핀 등지 아시아국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 비중 확대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병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부 배당과 투자 확대 유인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2주간 주요 아시아국 대비 한국 순매수 규모가 높았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등은 조선·화학·금융 등 전통적 경기 민감 업종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확대되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기업 실적 회복 확인돼야...대외 변수 점검 필수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 연준 FOMC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리스크, 아르헨티나 디폴트 우려 등은 향후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다. 지난 달 30일 아르헨티나 채무 이자 지급 기한까지 미국 채권단과 채무상환 협상이 결렬되면서 선택적 디폴트 상태에 이르자 미국 주가가 폭락했다. 시카고PMI가 52.6으로 예상을 큰 폭 하회했다.
이달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한국은행 정책 공조 여부도 관심이다. 금리인하가 나타나면 증시에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투자자의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 .
3분기 기업 실적 향방은 최대 관건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흐름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2분기 대비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 실적은 주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다.
특히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 전망이 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협력사로도 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