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화질(UHD) 시대 도래로 TV와 함께 UHD 생태계를 구성할 콘텐츠·방송장비 등 유관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플랫폼인 TV에서 우리 기업이 주도권을 쥔 만큼 이들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4일 업계·학계 등에 따르면 삼성·LG전자 등 TV제조사들이 글로벌 UHD TV 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UHD 콘텐츠·방송장비 분야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와 방송장비는 TV 이상의 성장 잠재력과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로 TV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적극 활용한다면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UHD 콘텐츠 제작과 방송장비 개발·보급이 속도를 더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으로 단기간에는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정우 홈초이스 대표는 “수입 기준으로 HD 콘텐츠 가격은 시간당 2000만~3000만원인 데 비해 UHD 콘텐츠는 많게는 2억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산 UHD 콘텐츠는 방송사가 제작한 수편에 그칠 뿐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제작설비와 제작비 모두 기존 풀HD와 비교해 3배 안팎 더 소요되는 상황으로 업계가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UHD 콘텐츠는 다양한 비즈니스 창출도 기대된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UHD 콘텐츠는 풀HD보다 4배 선명하기 때문에 브랜드 노출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한류 열풍과 연결한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장비 역시 카메라·음향 등 분야에서는 글로벌 수준과 격차가 존재해 단기간에 추격이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디지털화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편집·송출·스토리지·수신장비 등은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뉴스해설]
“월드컵 당시 UHD가 자주 언급되면서 UHD TV 인지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부 대형 인치 모델은 이미 UHD TV 판매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안다.”
LG전자 모 임원의 말이다. UHD TV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막연히 차세대 TV가 아닌 이미 시장에서는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월드컵 개최 직전부터 대형 인치대를 중심으로 UHD TV 판매가 크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 통계에 따르면 50인치 이상 TV를 기준으로 3월 13%, 4월 11% 등 10%대 초반(이하 판매대수 기준)에 그쳤던 UHD TV 판매비중은 5월 20%를 시작으로 월드컵이 열린 6·7월에는 각각 28%와 32%로 큰 폭 상승했다. 월드컵 끝난 이후에도 UHD TV 판매율이 꾸준히 증가 추세다. 현재 UHD TV는 40인치 제품도 나와 있지만 대부분 50인치 이상이다. 풀HD보다 4배 우수한 UHD 화질을 제대로 체감하기 위해서는 대형 TV가 적절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TV업계의 UHD TV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 TV시장이 포화 상태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데다가 UHD TV가 상대적으로 가격도 높아 수익성도 좋기 때문이다.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최근 TV업계가 UHD TV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삼성전자도 하반기에는 초대형과 중형대 UHD TV 등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UHD TV 보급 확대는 자연스럽게 UHD 콘텐츠와 방송장비 시장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UHD는 TV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며 “세트(TV)가 팔려도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TV제조사는 국내 콘텐츠 제작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공정한 콘텐츠 거래 등 UHD 생태계 구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50인치 이상 UHD TV 판매비중(단위:%) ※자료:롯데하이마트>
김준배·윤희석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