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5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CEO레터’에서 “아무리 우리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해도 써야겠다는 고객의 요구(needs)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 제품을 사용해 고객의 품질이 개선돼 수익성이 좋아진다거나, 고객의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비용을 절감해 경쟁력을 제고시킬 때 기꺼이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며 “그러나 가격으로 영업하면 경쟁자들도 가격으로 대응해 수익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 사례를 들었다. 그는 “보쉬가 1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키고 변함없는 신뢰관계를 다져 왔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예가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인 ABS(Anti-lock Brake System)”라고 말했다.
1970년대 말 보쉬는 고객인 벤츠가 안전성 강화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공동으로 기술을 연구해 ABS를 개발했고 ABS를 장착한 벤츠는 빙판 위에서도 멈출 수 있을 만큼 안전한 차를 만들어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다. 이 후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보쉬의 ABS를 장착하게 됐고 보쉬는 많은 수익과 함께 세계 최고의 부품소재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는 말을 잊지 말고 항상 고객과 함께 성장할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