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바라보는 국민 호감도가 보통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 국가경제 기여 등에선 어느정도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윤리경영 실천과 사회공헌활동 부족이 전반적인 호감도를 낮췄다는 평가다.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복지 향상 등 사회적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현대경제연구원과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2014년 상반기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47.1점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기업호감지수란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국가경제 기여 △윤리경영 △생산성 △국제 경쟁력 △사회공헌 5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해 산정한다. 100점에 가까우면 호감도가 높은 것이고 0점에 가까우면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2011년 하반기 이후 3반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반기 51.1점까지 상승했으나 1반기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준치인 50점을 밑돌며 2008년 상반기(45.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각 요소별 점수변화를 살펴보면 ‘전반적 호감도’가 49.2점에서 45.5점으로 크게 하락한 가운데, ‘생산성 향상’(67.8→61.3), ‘국제경쟁력’(76.6→71.2), ‘국가경제 기여’(54.5→49.6), ‘윤리 경영 실천’(25.2→22.1), ‘사회공헌활동’(40.9→39.0) 등 모든 요소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상반기 경제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심리가 충족되지 못했고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국민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세월호 사고 등으로 우리 기업들이 윤리경영 및 안전예방에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인식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국가경제에 기여’(42.3%)를 꼽은 가운데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로는 ‘윤리경영 미흡’(44.5%)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소홀’(22.3%)와 ‘기업 간 상생협력 부족’(21.8%), ‘고용창출력 부족’(10.1%) 등도 함께 거론됐다.
기업 활동의 우선순위로는 ‘이윤창출을 통한 경제성장 기여’(51.4%)가 ‘부의 사회환원을 통한 사회공헌’(48.6%)보다 약간 앞섰다. 동시에 기업이 가장 먼저 해주었으면 하는 일로는 ‘일자리 창출’(40.%)과 ‘근로자 복지 향상’(26.8%),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이행’(16.5%) 등을 제시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기업정서 수준에 대해 ‘높다’는 의견이 62.7%로 ‘높지 않다’(37.3%)는 의견을 앞섰다. 그러나 향후 우리 경제에 가장 많은 공헌을 하게 되는 주체가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73.0%)고 답한 비율이 높아 기업 역할에 대한 국민 기대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경제집중이 완화되지 못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는 것도 전체적인 기업호감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업은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제활동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국민들도 기업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사회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