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위축되는 LPG산업, 정책 지원 필요하다

LPG산업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프로판(가정·상업용)이 성장을 이끌었고 이후 자동차 연료용 부탄이 바통을 이어받아 지탱해 왔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부탄수요마저 감소하고 있어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재홍 LPG산업협회 부회장.
이재홍 LPG산업협회 부회장.

2010년을 정점으로 LPG차 등록 대수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자동차의 연비 향상과 맞물려 LPG 수요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자동차 연비 향상은 다른 연료와 경쟁력 제고라는 차원에서는 환영할만하지만 동시에 판매 감소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 최대 수요처인 택시는 주종 모델이 변경되면서 연비는 약 20% 향상(NF소나타: 7.8km/L, YF소나타:9.3km/L)됐고 이로 인해 LPG 판매는 20%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에너지관리공단 자동차에너지소비효율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평균연비는 2006년 이후 매년 4.7%씩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출시가 기대되는 LPDI(Liquefied Petroleum gas Direct Injection) 차량도 적어도 10% 이상 연비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연비 향상에 따른 판매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휘발유·경유·압축천연가스(CNG) 등 경쟁연료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여러 난관을 슬기롭게 대응하면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가느냐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우선 LPG업계는 LPG연료 사용제한 규정이 조속히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 당장 관련 규제를 완전히 폐지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완화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택시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사회적 약자나 특정 대상에만 제한적으로 LPG 연료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현 제도 하에서는 수요 감소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LPG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해 수요 기반을 늘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되며, 대상은 다자녀 가구나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법령이나 제도가 개선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업계에서는 현행 제도 안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LPG산업협회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하루 운행 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택배차량에 주목했다. 2012년부터 우정사업본부와 업무 협약을 맺고 우편 배송차량과 택배차량을 친환경 LPG차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렴한 LPG연료를 사용해 연료비를 절감하고 디젤 배출가스와 소음 진동으로부터 해방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는 메이저급 택배회사로 대상을 확대해 가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렌터카 시장은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렌터카는 일반인도 LPG차를 사용해 LPG렌터카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 특히 연료비절감을 원하는 알뜰족과 절세효과를 기대하는 개인사업자의 수요가 최근 렌터카에 대한 이미지 향상과 맞물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지속적인 렌터카 시장의 확대로 양 업계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 LPG업계는 노후 경유차의 LPG엔진 개조나 디젤+LPG 혼소 등 신규수요 개발을 통해서 수요 감소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는 LPG자동차 관련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디젤차는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판매가 확대될수록 로열티, 부품가격 등으로 막대한 국부가 해외로 빠져나간다. LPG자동차의 보급 확대는 친환경 가스연료의 사용 확대로 기후변화 대응에도 유리하고,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비용 감소,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이를 감안해 우리 LPG업계의 노력에 더해 관련제도 개선과 R&D지원 등 정부차원의 육성방안도 기대해 본다.

이재홍 한국LPG산업협회 부회장 pcaudi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