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수도권 전력수급 안정과 경제 활성화라는 난제를 해결할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 7, 8호기 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지난 7일 정연만 환경부 차관 주재로 간부간담회를 열고 영흥화력 7, 8호기 연료전환 여부를 논의하고 이달 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환경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로부터 발전소 연료사용 승인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흥화력 7, 8호기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 있지만 위치가 수도권이라 유연탄을 연료로 쓸 수 없어 환경부의 연료전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 결정에 따라 영흥화력 7, 8호기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연료전환이 되지 않으면 액화천연가스(LNG)로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영흥도 끝자락까지 LNG 배관을 매설할 경우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먼저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기 때문이다. 영흥화력 7, 8호기 건설에 따른 투자비는 2조8662억원. 최경환 경제팀에서 경기 부양에 쓴다는 공공기관 여유자금 5조원의 절반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한 번에 투입되는 것이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편익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영흥화력 7, 8호기 증설 환경영향 및 경제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LNG복합발전에 비해 석탄 화력발전이 최대 14조7000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다.
이 뿐 아니다. 유연탄을 연료로 쓰면 연간 1조원가량 연료 구매비를 절감할 수 있다. 환경설비 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전기요금을 2.6%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남동발전 측은 설명했다. 발전원가도 유연탄은 1㎾당 45원 정도인 것에 반해 LNG는 세 배에 가까운 121원이 넘는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몫을 담당한다. 영흥화력 건설로 영흥도-선재도-대부도를 잇는 다리가 놓여졌다. 건설기간 지역 장비와 물품 사용, 주민 고용, 발전소 주변 지원, 지방세 납부 등으로 약 1500억원이 지원된다. 일자리 창출 효과만 연인원 200만명에 달한다.
발전 설비 확충을 반대하는 민원도 가라앉았다. 지역 주민의 91%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고 군의회 의원과 주민대표는 환경부 장관에 연료사용 허가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1기당 설비 용량이 870㎿에 달하는 대형 발전소로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최근 5, 6호기 준공으로 수도권 전력 수요의 25%를 영흥화력이 담당한다. 하지만 영흥화력 7, 8호기가 제외되면 해당 용량만큼 지방에서 전력을 끌어와야 한다. 융통전력이 2020년 기준 3.2%가량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통계연보(2012년)에 따르면 수도권은 연간 전력 소비량이 1억7017만8000㎿h인데 비해 생산량은 1억691만5000㎿h으로 전력 자립률이 63% 남짓이다.
문제는 배출가스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다. 환경부가 발전소 증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유다. 이에 남동발전은 최근 가동을 시작한 5, 6호기에 이어 7, 8호기까지 건설해도 전체 배출 총량은 오히려 줄어들도록 환경설비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신 설비를 갖춘 영흥화력 5호기의 경우 NOx를 약 93% 가까이 제거한 후 배출해 LNG와 비슷한 수준이다. 먼지는 1㎎/㎥로 99.9% 이상 걸러낸다. LNG에 비해 발생량이 많은 온실가스는 우드펠릿 혼소와 발전설비 효율 개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등을 적용해 430만톤가량을 줄인다고 제시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영흥도에 LNG 발전소를 짓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수도권 안정적 전력공급과 경제 활성화, 수도권 대기 보전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영흥 7, 8호기 건설 사업을 위해 정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흥화력 7, 8호기 연료에 따른 연료비 비교>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