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임기 3년은 내게는 영광이자, 생애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한 전기연구원 임직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은 4000MVA 대전력증설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내달 초 원장직을 내려놓는다.
![[인터뷰]내달 퇴임하는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장](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4/08/08/article_08173610330749.jpg)
김 원장은 임기 중 스마트그리드 통신 분야 국제시험인정기구인 UCAIug에서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레벨A 시험인증기관 자격을 획득했다. 또 올해 초에는 국내 최초 전기추진선박의 육상시험소 건립에 착수했고, 지난해에는 기숙사를 완공했다.
그는 이 모든 성과를 전임 연구원장과 임직원의 공으로 돌렸다.
“정부 출연연의 특성상 전임 원장 때부터 이어 오거나 다음 원장의 임기로 이어지는, 연속적이고 장기적인 사업이 대부분이기에 내 임기 중 거둔 성과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는 전기연이 대내외적으로 존재감을 갖고 이를 확산해 나갈 수 있도록 연구와 시험 등 기관 운영시스템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전기연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재정립해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연구원, 특히 ‘산업계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연구원’으로 나가는 토대를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3년 전 취임사에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의 수요자는 누구이고, 독창성으로 사회적 파급효과가 있는지 등을 고민하자며 수요자 중심의 연구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직 구성과 인사, 과제 평가 등 시스템을 다수가 공감하고 따를 수 있게 다듬고 고쳐나갔다.
원장실을 개방하고, 정기적으로 연구원 내부를 돌며 직원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열정 있는 간부를 발탁했고,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평가체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연의 전 직원은 건전한 긴장관계 속에 개인과 연구원 발전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김 원장의 행보를 전기연 임직원은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러한 평가조차도 전기연의 오랜 내부 전통의 결과물로 돌렸다.
김 원장은 “전기연은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연구개발과 협력 연구를 강조해왔고 기여도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화 등 경쟁 문화를 타 기관보다 먼저 도입했다”며 “전기연이 정부 출연연 중 기술료 수입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연구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임기동안 연 100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입을 목표로 세웠지만 지난해까지 90억원대에 그치고 다른 대형 정부지원사업으로 예산이 없어 원내 시험연구시설 현대화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것에 대해 가장 아쉬워했다.
김 원장은 “전기연의 나이만큼 오래되고 낡은 연구시설을 개선해 후배 연구원을 위한 연구활성화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주변 환경을 탓하지 말고 능력을 키워 주위에서 함께 연구하고 싶은 연구원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