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하는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잃어버린 ‘힘’을 다시 찾아주기 위한 IT융합이 시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필립스와 액센츄어는 최근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환자와 세상을 연결하는 일종의 교두보다.

전체 구성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태블릿PC, 가전을 결합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뇌파를 측정하고 이를 태블릿PC로 전달한다. 태블릿은 이 신호가 어떤 명령을 의미하는지 풀어내고 다시 가전으로 전송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환자가 스스로 TV나 조명을 켜고 끌 수 있게 만들고, 비상 상황이나 의료 지원이 필요할 때 적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필립스와 액센츄어는 각각의 디바이스들을 상호 연동케 하고 통합시키는 근간(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구현 여부를 증명하기 위한 개념(PoC:Proof of Concept) 차원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다가올 기술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활용 범위 확대 및 가전과의 결합, 특히 환자와 건강과 진료 관리를 위한 새로운 의료 서비스의 등장이 이미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립스와 액센츄어는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양사는 구글 글라스를 활용한 수술과 진료도 시도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업체와 컨설팅 서비스 업체가 의료와 IT의 융합에서 가능성과 미래 시장을 찾고 있다.
루게릭병은 운동 신경 세포가 죽으면서 온몸 근육이 마비되는 병이다. 희귀하기도 하지만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이 병을 안고 있는 환자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2500명, 세계에는 40만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