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폴크스바겐, GM,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업체들이 저가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합자회사를 통한 생산 현지화에 이어 부품 개발 및 조달까지 현지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5년래 최저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 간의 각축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창안, 비야디, 지리, 이치 등 현지 업체들은 127만3000대를 판매해 21.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0년 33.3%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5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가 부진한 배경은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들이 저가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도요타는 소형 차급(C1)인 ‘비오스’의 최저 판매가격을 33%나 낮추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또 포드, 폴크스바겐 등도 1~2년내 중국 시장에서 5만위안(약 841만원) 이하의 소형차를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도 현지 시장에 특화된 전략 모델 6종의 올 상반기 판매가 20% 가까이 늘어나는 등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합자회사들이 저가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은 현지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고, 주요 부품의 현지 조달까지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중심의 판매망을 소도시로 확대하는 등 저가 모델을 통한 신규 수요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자국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드는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 간의 현지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세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저가 모델을 통해 차량 보급률이 낮은 소도시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현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생산 및 부품 현지화 경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중국승용차연석회)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