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은이 경기를 활성화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기조에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조정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봤다가 최근 속속 견해를 바꿨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노무라가 8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시장 기대치가 워낙 인하 쪽에 쏠린 탓에 이제는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깜짝 결정’이라는 인식이 나올 정도다.
증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호재로 인식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고 낮은 채권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증시 추가 참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금리인하 기대치가 높은 상황인 만큼 ‘동결’로 결정되면 증시는 일시적 충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리는 최근 시행된 부동산 대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도 기준금리 인하여부를 지켜보자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았다. 금리인하 시 부동산 연계 대출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금리 인하의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이며 내년은 4.0%다. 원래 전망치에 비해 각각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이다. 작년 5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된 시기와 비교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높은 편이다. 작년에 한은은 연간 2.8% 성장을 전망했다.
시장의 기준금리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금리인하냐, 동결이냐’보다는 ‘한차례 인하냐, 두 차례냐’에 쏠려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 금리 수준이 높지 않고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될 가능성 크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경제2기팀이 지속적인 경기활성화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정책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는 추가적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