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경유·나프타·LPG·벙커C유 등 전체 석유제품 생산과 수출은 줄었으나 수입은 반대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수급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석유제품 생산과 수출량은 4억9078만1000배럴, 2억1341만6000배럴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8만7000배럴, 261만9000배럴 줄었다. 반면에 석유제품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7만배럴 늘어난 1억6620만2000배럴을 기록했다.
석유제품 생산·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나는 현상은 정유업계에 불황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석유제품 생산과 수출은 지난 2012년 10억3470만8000배럴, 4억4089만7000배럴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각각 10억198만배럴, 4억2929만1000배럴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석유제품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2억7922만3000배럴, 2012년 3억992만8000배럴, 2013년 3억2897만6000배럴로 계속 늘었다.
정유업계는 불황속에서 석유제품 수입이 계속 늘어난 원인으로 정부의 수입석유제품 우대정책에 이어 국내 정유사 고도화설비 증설에 따른 벙커C유 수입이 증가한 것을 꼽았다. 지난 2012~2013년에 정부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완화, 수입부과금 환급, 할당관세 면제 등 인센티브를 부과해 휘발유·경유 수입이 대폭 늘었다. 이후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벙커C유 수입이 급증하며 석유제품 수입량 증가를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지난 2011~2013년 일제히 고도화설비를 증설했다. 고도화설비에서는 벙커C유 등 중질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유를 생산한다. 고도화설비 증설에 맞물려 배럴당 100~110달러하던 국제 벙커C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초반대로 안정되면서,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하는 대신 벙커C유 수입을 늘리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 고도화비율 증가에 따라 원료인 벙커C유 수입이 급증한 것과 정부의 수입석유제품 인센티브 영향으로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 수입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단위:천배럴 / 자료:한국석유공사>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