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병세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오는 17일로 입원 100일째를 맞는다. 담당 의료진도 지속적으로 회복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전무)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브리핑을 갖고 “6월 18일 회장 병세 소개 후 2개월간 상당히 호전됐다”며 이 회장의 현재 상태를 전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앞으로도 지속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 회장은 계속 회복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병세와 치료방법 등 구체적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이 회장 개인과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다”며 답하지 않았다. 최근 불거진 이 회장 신변에 관한 증권가 루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증권가에는 ‘삼성VIP 삼성의료원 집결 중’이라는 내용의 루머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타고 확산돼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이 해명에 나선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이 팀장도 “루머도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며 구체적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에 양해를 구했다.

6월 18일 브리핑에서 병상의 이 회장에게 문안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변함없이 이 회장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도 병원에서 계속해 이 회장의 병세를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가족과 최 실장이 안부를 전하면 반응을 하지만 의사소통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10일 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인근 순천향대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이 회장은 다음날 새벽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혈관을 넓히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어 뇌와 장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체온 치료를 받고 진정치료를 계속하다 심폐 기능이 정상을 되찾아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며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해 현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다.
미국·유럽 출장 뒤 지난 10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 출근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