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역 최대 산업권이다.
국가 균형발전 정책이 화두로 떠오른 이후 정부는 동남권 산업의 성장, 특히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의 메카이자 산업수도로 불리는 울산을 비롯해 국가 경제를 견인해 온 조선해양산업이 밀집한 경남, 해양 수도로 국내 최대 항만과 수출 물동량을 자랑하는 부산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테크노파크는 이러한 제조업 중심의 동남권 산업을 고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중심 기관이다.
동남권 3개 테크노파크는 설립 이후 연구개발(R&D)과 수출을 주도할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발굴, 전주기적 지원으로 조선·자동차와 관련 부품소재, 해양플랜트와 에너지, 이차전지와 항노화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산업 생태계 조성과 고부가가치화를 이끌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는 정밀화학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개발에서 제품 양산, 매출 확대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양산 실증화를 위한 스케일업 과정과 신규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엔지니어링 데이터 확보, 타깃 시장 진출을 위한 시제품 제작, 기업부담 경감을 위한 할인 제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위즈켐이다. OLED 발광체 소재를 만드는 위즈켐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시제품 제작과 양산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OLED의 제품 특성상 생산 공정에서 높은 청정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 문제를 울산TP 정밀화학소재기술연구소의 첨단 시험생산시설과 파일럿 플랜트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결하고, 조기 사업화에도 성공했다.
SG에네시스는 울산테크노파크 기술이전 사업화 지원 아래 한국형 풍력발전설비를 개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울산테크노파크가 마련한 한러기술협력포럼에서 러시아의 수직형 소형풍력기술을 도입했다. 여기에 국내 IT를 결합해 한국형 풍력발전기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러시아와 합작으로 SG VRTB를 설립하고 신규 생산시스템도 구축했다. 올해는 러시아, 덴마크로 수출에 성공해 3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경남테크노파크의 대표적 기업지원 성공사례는 2008년 입주해 물류설비 설계·제작·시공 전문기업으로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SMH다.
SMH는 경남테크노파크의 기술개발과 장비활용, 인증획득 지원 등 보육단계부터 마케팅과 금융지원 등 성장단계까지 전주기적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입주 6년 만인 지난해 29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ASPA(Asian Science Park Association)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졸업과 동시에 자체 공장을 건립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의 해외마케팅 지원 성공사례는 ‘아스트’라는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항공부품 제조업체 아스트는 해외마케팅 지원에 힘입어 대기업 수출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수출길을 개척, 매출이 2011년 335억원에서 지난해 608억원으로 81%나 늘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달 코스닥 상장에 앞서 실시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예정대로 연내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기술성 상장특례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첫 제조업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부산테크노파크는 마케팅 및 사업화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 성과는 비전테크의 LED조명 기술 사업화를 꼽을 수 있다.
비전테크는 부산테크노파크 지원에 힘입어 고휘도 LED등 경량화 및 고방열 설계 기술을 상용화했고, 이어 국방부 우선구매 대상자, 국가기관의 의무구매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재 비전테크는 국내 조달 판매순위 4위, 가로등 판매 조달업체 3위에 오르며 일약 LED조명 전문 친환경 녹색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8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동남권 TP 현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