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S 부품 업체가 대세…핵심 기술 보유 기업, 견고한 성장

자동차 주행보조시스템(ADA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그 과실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소수 글로벌 부품 업체가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업계의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본지가 자동차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 업체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ADAS 핵심 기술 보유 업체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한 독일 보쉬는 매출액 증가 부문에서도 34억달러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보쉬는 ADAS 핵심 센서인 카메라 시스템과 레이더 모듈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했다.

16억달러로 매출액 증가 6위를 차지한 일본 덴소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센서 전 분야에서 고른 기술력을 보유했다. 10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7억달러가 증가한 콘티넨털과 5억달러가 증가한 오토리브도 대표적 ADAS 부품 생산업체다. 위에 언급한 업체들은 모두 매출 기준 상위 20위 안에 들었다. 이들 매출액 증가 업체들은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의 ‘수혜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DAS 핵심 센서의 기술장벽이 높아 R&D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갖춘 업체가 아니면 접근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변속기 업체인 아이신과 엔진 업체 커민스는 매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체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700만개를 기록한 ADAS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15.3% 성장해 2020년 1억80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문기관은 예상했다. 보쉬와 콘티넨털, 덴소, 오토리브 등 소수 업체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유럽위원회(EC)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보쉬는 R&D에 7조원을 투자해 자동차 업계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부품 업체로는 단연 1위다. 덴소가 4조원으로 11위, 콘티넨털이 2조6000억원으로 15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조2000억원으로 16위에 그쳤다.

김준규 자동차산업협회 산업조사팀장은 “미국, 유럽 등 각국이 신차안전도평가(NCAP)를 통해 ADAS 적용을 유도하고 있고 부품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ADAS 부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R&D 역량을 갖춘 대형 부품업체가 이 시장을 과점할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부품 업계도 과감하게 R&D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