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가격담합 행위를 개선하려면 정부가 암묵적 담합까지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독과점 산업에서 기업의 가격담합 행위를 개선하려면 담합을 업체 간 합의로만 파악하지 말고 동조적 행위까지 포괄해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최로 한국YWCA연합회에서 열린 ‘우리나라 독과점 시장구조와 소비자 권익 증진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합의없이 업체끼리 정보를 교환해 암묵적으로 담합하거나 한 업체의 가격 선도와 다른 업체의 가격 동조화 등을 통해 가격 담합이 이뤄진다”며 “독과점 업체의 가격규제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독과점 업체의 가격규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 시 가격인하 명령을 적극 활용하거나 소비자배상명령제를 도입하는 등 효과적 시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와 함께 발제를 맡은 오지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팀장은 “독과점인 음료 시장은 제품가격이 소비자물가상승률(1.3%)보다 높은 6.5% 인상됐다”며 “그러나 생필품 업종은 소비자가 가격인상에 부당함을 느끼더라도 선택 여지가 없어 구매중단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특히 일부 독과점 시장은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2∼3위 업체가 1∼2개월 내에 연달아 가격을 올려 묵시적 가격담합이 의심된다”며 “기업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암묵적 담합행위를 중단하고 정부 당국은 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비율로 가격을 올리면 담합 여지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