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외국인직접투자(FDI) 200억달러 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FDI는 118억달러로 연초 목표치인 170억달러를 향해 순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FDI가 하반기에 더 늘어나는 점을 감안할 때 2012년 역대 최고치였던 162억9000만달러를 넘어 올해 2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 증가와 함께 투자유형도 다양해지고 있어 외국 기업이 국내 경영환경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과 국내 수요 대기업과 함께 완결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200억달러 시대 개막=그 동안 최고 FDI 실적은 2012년으로 신고기준 162억9000만달러, 도착기준 107억달러에 달했다. 다음으로 작년에 신고기준 145억5000만달러, 도착기준 97억9000만달러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신고기준 103억3000만달러, 도착기준 72억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29.2%와 55.9% 증가했다.
부문별로도 제조업 34억6000만달러, 서비스업 67억3000만달러로 고르게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중 소재부품 비중이 87.0%인 3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84.7% 상승했다.
또 국가별로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중화권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상반기 중화권 투자는 23억90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00.2% 증가했다. 또 유럽연합(EU)도 32억1000만달러로 31.1%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탄센트그룹이 CJ계열 게임사에 5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중화권의 경우 문화콘텐츠 투자가 크게 늘었다. 반면 미국 투자는 전년대비 2.3% 감소한 24억6000만달러, 일본 투자도 11.9% 줄어든 1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감소폭도 통상 일어날 수 있는 투자 사이클의 범주내에서 일어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18일까지의 투자도 118억달러 규모로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기는 하지만, 결과에는 큰 폭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외국인직접투자는 2~3년의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고, 정부도 투자의향이 있는 기업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며 “연초 목표인 170억달러는 무난하고, 200억달러도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유형도 업그레이드=투자 유형별로 인수합병(M&A) 형태와 한국에 공장을 짓는 등 직접 진출하는 그린필드 투자도 고루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부품소재 투자가 많았던 일본의 투자가 기존 우리업체를 인수하는 M&A형에서 그린필드형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중국은 부동산 등 레저산업에 대한 그린필드형 투자에서 M&A형으로 변화되고 있는 점도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각이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에 탄탄한 수요 대기업의 존재로 인해 해외 우수 협력기업을 국내로 불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은 국내 수요 대기업과 함께 국내 완결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변화로 풀이된다.
주소령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유치과장은 “외국인 직접투자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우리나라 비즈니스 환경 자체에 대한 우려나 의심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투자 하반기 몰리고, 내용도 좋아 ‘더 기대’=하반기에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 등 대규모로 이어지는 투자가 대기하고 있다. FDI는 분기 말, 그리고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갖고 있어 연말 실적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항공·바이오 등 고급 기술이나 물류, 소재부품, 문화콘텐츠 등 양질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의 양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큰 진전이 예상된다.
실제 정부는 고급 일자리 창출과 후속투자 유발효과가 큰 글로벌 기업의 헤드쿼터나 연구개발(R&D)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환율, 북한 리스크, 한일 관계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국내 투자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창출과 경기 활성화의 도구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더 나은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FDI가 늘어나는데 있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여건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싣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