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보고서(FDI IN FIGURES)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가운데 얼마나 의미있는 실적을 기록했는지 보여준다. 2013년 세계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는 4.5%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외국인직접투자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인수합병(M&A)이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2012년(95억달러)보다 약 28% 늘어난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하향 추세였던 외국인직접투자가 반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국인직접투자는 2004년 133억달러, 2005년 136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006년 92억달러로 떨어졌다. 2008년 112억달러로 100억달러를 다시 돌파하기도 했지만 2012년까지 지속 90억달러 전후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3년 122억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전반적으로 편차가 작고 꾸준히 성장한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하거나 2000년대 초반 유사한 수준의 외국인직접투자를 기록했던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실적이 얼마나 의미 있는 수치인지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은 2004년 78억달러, 2006년 -65억달러, 2007년 225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매년 심한 편차를 보였다. 2008년 244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에는 지속 하향 추세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13억달러, -18억달러를 기록한 후 2012년 17억달러로 반등했고 작년 23억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5분의 1 규모다.
2004년 우리와 비슷한 122억달러를 기록했던 스웨덴은 2008년 369억달러까지 달성했다. 2011년과 2012년 129억달러, 163억달러를 기록했지만 2013년 82억달러로 떨어졌다. 폴란드 역시 우리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2012년과 2013년 각각 61억달러, -60억달러를 기록해 기대에 못 미쳤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직접투자 목표를 170억달러로 잡았으며, 지금의 추세면 200억달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OECD와 산업부, 한국은행이 각각 발표하는 외국인직접투자 자료는 통계 집계범위가 달라 수치상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해 전략적 투자에 유리하다는 점은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투자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KOTRA는 한 보고서에서 한중 FTA가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으로부터는 우리의 우수한 기술과 한류 효과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EU)·미국·일본 등으로부터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수한 인적자원과 기술력,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도 꾸준한 투자 증가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글로벌 기업 헤드쿼터, 연구개발(R&D)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투자의 양과 질 부문에서 지속적인 진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