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씨(27)는 평소 목이 마를 때 탄산음료를 주로 마셨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높은 칼로리 때문에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다. 박씨는 “탄산음료의 청량한 느낌은 계속 느끼고 싶어 탄산수를 대신 마시기 시작했는데 칼로리 부담이 줄어 앞으로도 마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씨와 같은 젊은층이 늘면서 탄산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탄산수 시장은 2010년 75억원 규모에서 올해 300억원대로 약 4배 성장했다. 페리어, 트레비 등 탄산수 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트렌드가 형성되자 가전업계가 탄산수 시장에 본격 뛰어들기 시작했다.
코웨이는 지난 7월 초 탄산수제조기와 정수기를 하나로 합친 ‘코웨이 스파클링 정수기’를 출시했다. 4단계 RO 필터시스템을 탑재하고 ‘스스로살균’ 시스템을 적용해 프리미엄급으로 내놓았다. 필터시스템은 녹 찌꺼기와 잔류염소, 중금속, 미생물 등을 걸러내 물에 있는 냄새를 없애고 물맛을 높여준다. 기본적으로 물맛이 좋아야 탄산을 섞어도 맛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필터를 탑재했다.
코웨이는 스파클링 정수기의 타깃층을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잡았다. 콜라나 사이다 등을 즐겨 먹는 연령대가 탄산수도 마실 것이란 판단 하에 공략한 것이다. 이런 판단은 맞아 떨어졌다. 코웨이 스파클링 정수기는 출시 후 한 달 동안 신규 렌털 고객이 급격히 늘었다. 코웨이는 “정수기를 등록한 연령대를 파악해 보니 실제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탄산수 열풍에 위닉스가 내놓은 탄산수제조기인 ‘소다스프레스’도 약 300대 물량이 초기 완판 됐다. 위닉스는 정수기능과 탄산수 제조기능을 하나로 구성해 탄산과 물이 한 번에 섞여 나온다. 실린더와 필터를 고객이 교체할 수 있어 자가관리가 가능하다. 위닉스는 8월 말 제품을 재출시 할 계획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 SDS사와 계약을 맺고 캡슐형 탄산수제조기 등을 9~10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쿠쿠전자도 스파클링 정수기를 곧 내놓을 예정이다.
가전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점점 커지는 탄산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럽은 탄산수 시장이 생수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반면 국내 시장은 아직 3% 수준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된다. 탄산수는 마시는 용도 외에도 피부마사지, 과일 세척, 밥 짓기, 튀김 반죽, 음료 제조 등 일상 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윤현정 코웨이 마케팅본부장은 “탄산수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집에서도 손쉽게 탄산수를 만들어 마시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탄산수도 깨끗한 물이 기본이 돼야 하는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산수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이효섭 코웨이 상품기획담당자(BM)
“탄산수 시장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수차례 고객 조사를 하면서 탄산수 시장의 가능성을 봤고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습니다. 정수기와 탄산수 제조기 일체형 콘셉트로 절전 기능까지 넣어 고객 부담을 확 줄였습니다.”
코웨이 스파클링 정수기를 기획하고 개발한 이효섭 코웨이 BM(상품기획담당자)은 대형마트, 양판점, 할인점을 돌아다니며 1년여에 걸친 숱한 시장조사 끝에 탄산수 정수기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가전업계가 탄산수 제조기나 정수기를 내놓고 있는 와중에 그는 코웨이의 차별화 포인트는 ‘저렴한 실린더 교체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탄산실린더 교체 비용입니다. 탄산실린더 하나가 최대 60L가 나옵니다. 하루에 1L를 마신다고 보면 두 달에 한 번 교체하면 됩니다. 시장 가격이 2만4000원대인데 국내 최저가인 1만4400원으로 낮췄습니다. 원가절감을 통해 가장 저렴하게 탄산수를 마실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코웨이는 기존 정수기에 탄산수 제조 기능은 추가했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이려고 프리미엄 정수기 월 렌털료와 비슷한 4만2900원(등록비 10만원기준)에 책정했다. 이 BM은 “탄산수는 흔히 된장남·된장녀가 마신다는 고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코웨이는 가격부담을 낮춰 탄산수 대중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