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테크홀릭]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건 지난 1976년이다. 하지만 30년 이상 지난 올해 2월 아프리카 기니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지금도 계속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자체는 잘 알려졌지만 왜 이렇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지 에볼라 바이러스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에볼라,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을 일종이다. 감염 원인이 되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모두 5종이다. 이 가운데 하나인 자이레형(ZEBOV)은 1976년 처음 발견된 것이다. 자이레는 당시 콩고 에볼라 강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였다. 감염균의 이름이 에볼라고 명명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시작된 건 박쥐와 사람의 접촉을 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박쥐 종은 아프리카에만 서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질병의 감염원이 아프리카 대륙 내에 항상 머물고 있다는 걸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감염 사례는 주로 시골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들 지역에선 주민이 박쥐를 사냥해서 먹는다. 혹은 시골에서 도시로 감염자가 넘어가면서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의 감염을 확산하게 된다.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수는 1,323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729명으로 치사율은 55%다. 하지만 자이레형의 경우 감염되면 사망률은 평균 83%에 달한다.

에볼라의 특징은 심한 출혈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또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과 동시에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고 열이나 근육통, 두통, 목 통증, 설사 또 혈압이 내려가 감염자의 전신 순환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내장에 장애를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며칠 겪다가 체내에서 체외로 심한 출혈을 일으키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감염 초기 며칠 동안은 그냥 독감으로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

에볼라의 감염 경로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분비물, 배설물, 토사물 등이 흩날려 닿게 되면서다. 공기 감염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얘기다. 당연히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를 간병한다고 해서 감염되는 건 아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가장 먼저 인간에게 감염시킨 건 박쥐로 알려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는 아직 완벽한 백신이 없다. 하지만 백신 프로토타입은 여러 가지가 개발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가운데 하나는 미국 보스턴대학 생물학자가 발명한 알칼로이드를 이용한 것이다. 알칼로이드는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효과가 있는 유기화합물. 담배 니코틴이나 차의 카페인, 양귀비의 모르핀 등에 알칼로이드가 있다고 한다.

에볼라 백신 중 적어도 3∼5개 정도는 에볼라 바이러스에서 원숭이를 보호하는 데에는 유효하다고 한다. 다만 아직 개발 단계에 불과하고 상품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필요로 하는 지역 문제다. 제약회사 입장에선 백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동기 부여와 실질적 자금 투여가 필요하다. 보통 백신이 나오려면 적어도 6∼10년에 이르는 기간이 걸린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사실 아프리카에선 무려 매년 12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에이즈로 사망한다. 전 세계에서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사람은 매년 60만 명에 달한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아프리카인에게 무서운 병은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에볼라 바이러스가 이렇듯 공기 감염 우려가 없는 데다 감염자 체액 등을 만지지 않는 한 감염되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왜 감염이 확대되고 있을까. 다른 질병에 비해 감염이 쉽지 않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이유는 과도한 보도에 따라 생긴 두려움 탓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감염자를 격리하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유행하게 된 건 이 간단한 듯한 절차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에볼라 괴담이라고 불릴 만큼 어디에도 치료법이 없다거나 낫지 않는다는 말이 퍼지면서 사람들은 그럼 뭐하러 병원에 가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지역에선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이름을 바꾸는 등 감염자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않게 하려고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NGO 단체 등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보다는 감염자 중 40%가 살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괴담 탓에 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대한 공포는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두려움으로 감염자 시신이 방치된 채로 길거리에 그대로 있거나 일손 부족 현상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단체가 아프리카에서 철수를 결정해 일손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포와 두려움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돕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