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울수학자대회 폐막…여성 필즈상 수상자, 나눔 프로젝트로 눈길

대회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가 21일 폐막했다. 이번 대회는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 배출, 개발도상국 수학자를 지원하는 ‘나눔 프로젝트’ 등으로 눈길을 모았다. 다음 대회는 2018년 브라질에서 열린다.

2014 서울 ICM 조직위원회(위원장 박형주)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 간 열린 올해 대회에 대회 사상 최다국·최다인원인 122개국 5200여명이 참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폐막식에서는 수학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릴라바티상을 수상한 아드리안 파엔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 수학과 교수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파엔자 교수는 20일에도 ‘잘못된 문’이라는 주제로 대중 강연을 열어 ‘수학 전도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지금의 수학 교육이) 기술적인 것에만 파묻혀 ‘잘못된 문’으로 아이들을 밀어넣고 있다”며 “수학을 경험하며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을 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릴라바티상은 수학 대중화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 2010년 인도 하이데라바드 대회에서 처음 제정됐다.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필즈상 수상은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필즈상 시상 이래 처음 나온 여성 수상자였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시상식에서는 수상자, 시상자(박근혜 대통령), 주최기관 수장(잉그리드 도브시 국제수학연맹 회장) 모두 여성인 명장면이 연출됐다.

미르자카니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더 많은 여성들이 수학계에 진출하고 상도 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 수학자를 지원한 ‘나눔 프로그램’ 역시 주목을 받았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 주제를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로 정하고 84개국 650여명의 개발도상국 수학자들의 대회 참가를 지원했다. 대회 중 개발도상국 수학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연구장학금을 제정하기도 했다.

다음 대회는 2018년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음 대회 때는 필즈상의 ‘40세 룰’ 논란이 깨질지 주목된다. 필즈상은 1936년 제정 당시부터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들에게만 시상해왔다. 매년 이 규칙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대회에 참석한 마틴 그레첼 세계수학자연맹(IMU)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총회에서 검토하기로 했고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경험이 많은 수학자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장단점을 살펴본 뒤, 4년 내에는 폐지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학의 최고 등급 도전도 기대된다. IMU는 수학 수준에 따라 다섯등급(최고등급 5등급)으로 국가를 분류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4등급이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그 나라 수학 수준이 높음을 나타낸다. 수학자대회를 주최했던 중국, 스페인 등은 대회 전후로 논문이 급증하며 수학 수준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대회를 주최한 우리나라도 최고 등급에 도전해 볼 만하다.

박형주 조직위원장은 “젊고 총명한 수학자들이 세계 최고의 수학자들의 강연을 접하고 수학 문화 행사에도 많은 이들이 참가했다”며 “한국 수학의 질적인 성장을 이끌고 수학 대중화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