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저명인사가 교육부의 과학교육 축소 반대 대열에 동참한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개정안에서 과학 과목 비중이 축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24일 과학계에 따르면 내달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과학기술시대의 미래인재 양성 교육 국민 대토론회(가칭)’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정 전 총리는 평소 과학교육 축소 현안에 관심을 갖고 과학계 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회는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학·과학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폐쇄적 교육과정 제정 과정의 문제점 △교육과정 마련 시 각계 전문가 의견 수렴 필요성 등이 거론될 예정이다.
과학교육 축소를 둘러싸고 과학계를 포함한 각계 인사들이 모여 대규모 토론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지는 패널토론은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등이 참여한다.
사회학자부터 과학계 석학까지 각계 인사로 패널이 구성됐다. 송 교수는 중도 보수 성향의 지식인으로, 활발한 기고 활동을 펼치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사회학자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생명과학 분야 최고 저널 중 하나인 ‘셀’ 편집위원을 맡는 등 RNA 분야 석학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고, 올해 40대 외국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국립학술원(NAS)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가 행사를 공동주최 하는 등 과학교육 현안이 과학계를 넘어서 확산되는 모양새다. 기초과학학회협의체가 행사를 주관하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 전국공대학장협의회, 전국자연대학장협의회 등이 공동주최한다.
김명환 기초과학학회협의체 회장은 “과학교육 축소 문제는 과학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교육과정 개정에 반대하는 각계 목소리를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안에서 과학 과목 비중은 3분의 1 이상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제시된 3개 안 모두 15단위였던 과학 과목 비중을 10단위로 줄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