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선도하지 못하면 평범한 기업으로 남게 된다. 탁월한 상품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시장 선도’를 경영화두로 채택하며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던진 말이다.
OLED TV는 LG가 TV 후발주자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 도약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도 “OLED TV는 TV시장을 주름잡으면서도 ‘후발주자’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한국이 미국·일본을 따돌리고 차세대 TV의 종주국 위치에 올랐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TV 개발사에 있어 우리나라는 그저 모방자에 그쳤다. 1927년 미국의 필로 판스워스가 최초의 브라운관(CRT) TV를 개발했다. 한국 TV가 나오는데는 40년이 지난 1966년이었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이 최초의 국산 CRT TV를 출시했다. 하지만 기술력은 미국 등 외산 제품과 비교해 한참 뒤떨어졌다.
2세대 TV인 LCD·PDP TV는 미국을 빠르게 추격한 일본업체가 주도한다. 1983년 세이코 엡손은 LCD TV를 공개했고, 1992년 후지쓰는 PDP TV를 처음 출시했다. 이들은 1990년대까지 시장을 지배했다. 이후 우리 기업이 빠르게 추격해 이들 기업을 뛰어넘었다. 지금 삼성·LG전자는 글로벌 TV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지만 우리가 처음부터 만든 시장은 아니었다.
3세대 TV로 불리는 OLED TV는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의 주도자로 차세대 TV시장을 개척하는 선도자 역할을 해낸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자식 TV가 등장한지 86년, 2세대 TV시장이 열린지 무려 30년만에 LG전자가 3세대 OLED TV로 TV시장 선도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의 OLED TV 경쟁력은 매우 높다.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이 지난해 5월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공동개발에 나섰지만 기술 격차를 줄이는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TV업계도 OLED TV 개발을 시작했으나, 특허와 첨단기술 부족 등으로 단기간 내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 TV업체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최소 2년에서 3년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본다. 결국 OLED TV는 우리 기업에게 상당한 기회요인이 된다. 경쟁사들의 OLED 패널 생산수준이 떨어져 한국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는 중국업체의 저임금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언제나 위협요인인 중국의 낮은 TV 가격을 극복할 수 있는 셈이다.
LG 올레드 TV는 기존 TV에 적용한 RGB 방식보다 진일보한 ‘W(화이트)RGB’ 방식의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 2009년 RGB 방식을 적용한 15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한 바 있으나 화질, 시야각, 발열, 생산효율성 등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으로 WRGB 방식을 찾아냈다. WRGB 방식은 RGB 방식 대비 밝고 화려한 색상 구현은 물론이고 시야각에 따른 화질저하 현상을 현저하게 줄였다고 LG전자측은 소개한다. 흰색의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RGB 픽셀을 동시에 모두 켜야 하는 RGB 방식과 달리 화이트 픽셀 추가로 흰색을 직접 구현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