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 시장 장악력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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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의 정성, 스마트폰 유통시장 장악, 현지 최대 이통사와의 협업.

25일 미국 타임지가 꼽은 애플의 중국시장 성공 비결이다. 화웨이·샤오미 등 자국산 제품과의 치열한 경쟁,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노골적인 차별정책 등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는 그대로 주가에 반영,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는 게 타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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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나서야

재임기간중 단 한 번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던 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와 달리, 팀 쿡 현 CEO는 중국을 여러 차례 찾았다. 팀 쿡은 중국 정부 관료들을 수시로 만나 관계를 돈독히 해왔다. 그때마다 중국내 애플 제조공장도 꼭 둘러봤다. 애플에게 있어 중국은 성장률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지난 2분기 애플은 중국에서만 59억달러를 벌어들였다. 타임은 “팀 쿡이 중국에 집중한 결과는 훌륭했다”고 평했다.

◇유통시장 장악

애플이 지금껏 중국시장서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유통망을 통제하지 못해서다. 애플의 제품 라이업이 모두 ‘그레이 마켓’ 등을 통해 간접 유통되면서, 정상적인 가격정책이나 직접적인 마케팅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스가 알리바바로부터 스마트폰 판매 데이터를 단독 입수, 이를 토대로 집계한 ‘애플 스마트폰 모델별 판매량’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아이폰5S가 기존 주력모델인 아이폰4S의 판매량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그레이마켓 위주로 유통돼온 아이폰 모델이, 애플의 직접 통제가 가능한 모델로 교체되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의 중국 현지 유통시장 장악력이 그만큼 강력해졌음을 의미하는 변화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은 “이제 애플은 중국 시장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넘버원과의 맞손

지난해 애플은 차이나모바일과 아이폰 공급을 체결했다. 그 전까지 아이폰은 유니콤이나 차이나텔레콤 등을 통해서만 구입 가능했다. 하지만 가입자만 7억6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이통사와 손 잡으면서 애플은 서비스 요금과 콘텐츠 경쟁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비인기 모델인 아이폰5C조차 지난 2월 반짝 품귀를 보였던 배경에는 차이나모바일이 숨어있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