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태양광 시장 햇볕 쨍쨍

#서울 중곡동에 거주하는 이상하 씨(63)는 지난해 8월 자신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평소 전기 사용량이 많아 누진세 부담이 크던 차에 직접 전력을 만들어 쓰기로 결정했다. 이 씨가 3㎾ 설비를 설치하는데 들인 비용은 약 600만원. 총 900만원에 설치비 가운데 300만원을 서울시가 지원했다. 태양광 설비는 월평균 약 300㎾h 전력을 생산한다. 평소 8만원 가까이 나오던 전기 요금은 2만~3만원으로 줄었다. 이 씨는 겨울철 난방과 취사까지 전기로 해결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이 줄어든 것까지 따지면 경제적 효과는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태양광으로 누진세 부담을 덜었고 가스요금까지 절약하고 있다”며 “5, 6년 내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택용 태양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품가격 하락, 정부·지자체 지원 사업으로 투자 부담이 줄면서 소비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25일 에너지관리공단이 집계한 전국 주택용 태양광 설치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설치량은 142㎿를 기록했다. 국내 총 태양광 설치량의 1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4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주택용 태양광 설치량은 2009년 13.5㎿를 기록한 뒤 2012년 36.5㎿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정부 보조금이 감소한 지난해 20.6㎿로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19.7㎿가 신규 설치됐다.

보조금 감소 여파로 정부 지원 주택용 태양광 시장은 규모가 줄었지만 최근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가 자체 지원에 나섰고 100% 민간 자금으로 운영되는 주택용 태양광 대여 사업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시가 ‘원전 하나 줄이기’ 일환으로 태양광 설치 지원에 나선 2012년 이후 2년 동안 주택태양광을 설치한 가구 수는 1396가구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 전체 태양광 설치가구의 54%에 달한다. 발전용량도 4179㎾로 전체 발전용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서울시는 아파트 베란다를 활용한 소형 태양광 발전 사업도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 3000여 가구가 참여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LG전자, 한화, 에스에너지 등 민간 태양광 기업이 주도하는 대여사업도 25일 기준 전체 계약 890여건 중 80건이 시공 완료됐다. 이는 60여건에 그친 지난해 실적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보급이 활기를 띠는 것은 태양광 발전 경제성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 보조금 지원사업 초기인 2010년 전후 3㎾ 설치비는 1200만원을 오갔지만 현재 800만~900만원대로 떨어졌다. 향후 전기 요금이 단계적으로 현실화되면 태양광 발전 경제성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기웅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과거 정부 지원 중심으로 주택용 태양광 시장이 형성됐지만 제품가격 하락으로 태양광 경제성이 향상되면서 자발적 설치가 늘고 있다”며 “정부도 직접 지원보다 민간 보급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