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는 우리 일상과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킨다. 동시에 스마트 세상의 기기·장치에 탑재된 SW의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시장조사기관이 지난 2012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품 개발 시 SW가 차지한 비중은 가전제품 53.7%, 통신 장비 52.7%, 의료장비 45.5%에 달했다. 자동차 분야 전장화 비율은 2010년 35%에서 2030년 5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SW 개발비 비중은 2010년 38%에서 2020년 54%로 HW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항공분야도 마찬가지다. 1960년대 F-4 전투기 기능 중 4%가 SW로 구동됐으나 2000년 F-22 전투기는 SW가 80%를 구동한다.
기업들도 SW에 집중 투자하고 나섰다. 혼다는 음성인식, 3D 공간인식 등 첨단 SW를 탑재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보잉, GE 등은 제조 공정에 SW를 도입해 기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HP와 IBM 같은 기업은 하드웨어(HW) 제조업에서 SW로 기업 활동 자체를 전환했다.
정희범 ETRI 박사는 “SW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20세기 후반까지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발전했으나 이후에는 SW 역량을 가진 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형국”이라며 “구글이 대표적 예로 검색엔진, 구글 맵과 안드로이드라는 SW플랫폼을 기반으로 자동차 자율주행과 지능형 로봇 산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SW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융합서비스도 만들어낸다.
과거 항공 분야에서 SW는 조종석의 디스플레이,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엔터테인먼트 장비와 같은 전통적 항공전자시스템을 담당했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비행제어·임무제어·비행관리와 같이 안전 역할을 담당하는 기능에도 사용된다. 특히 비행제어 시스템과 관련해 조종사의 명령 신호를 컴퓨터가 읽어 시스템에 제공하기도 한다.
자동차 분야는 차량계기판,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 모바일 단말기와의 연동 기능 등이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는 인식을 못하지만 운전·연료분사·차량정지·전후진·조향·자동주차·스마트에어백·자동운전 기능에 SW는 이미 활용된다. 국내 기업도 자동차용 운용체계, 미들웨어, 응용 서비스 등에 서둘러 투자하고 있다. ETRI, 현대오트론 등에서 실시간 운용체계와 미들웨어를 개발해 상용차에 탑재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전통산업에 SW기술이 도입돼 융합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신산업이 창출된다. 대표적 예가 사이버물리시스템(CPS) 기술이다. CPS는 네트워크기반의 지능형 시스템을 의미한다. CPS 기술이 제품 제조 산업 적용되면서 사람이 기기를 직접 제어하던 기존 제조 방식에서 탈피해 SW 중심으로 자동화, 지능화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팩토리가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ETRI를 중심으로 CPS를 위한 시뮬레이션과 모델링 기술이 개발됐다. 이외에도 원자력, 의료 기기 분야에는 SW가 탑재돼 안전성을 높인다.
산업 분야에 SW가 융합되는 사례에 부가해 HW와 SW 융합이 또 하나의 기술 트렌드다.
ARM,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스마트 기기 내 HW를 최적 사용을 보장하는 HW-SW 융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SW 중심 기업에서도 발생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SW기업은 SW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제품 적용을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해 HW 기업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융합 기술 시장 선점에 집중한다.
업체 관계자는 “SW가 HW와 별개로 개발·활용되는 것에서 탈피해 최적의 HW-SW 융합이 제품 부가가치 향상의 주요소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기술 융합에 따라 SW기업과 HW기업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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