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였던 국내 자원개발 사업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투자에 집중했던 자원 개발 부문이 올해를 기점으로 전체 영업 이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실적 분석 결과 SK이노베이션,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등은 전체 영업이익에서 자원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불확실성을 딛고 투자한 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생산단계에 접어들며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매출액 33조3717억원, 영업이익 175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석유 개발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77억원과 217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존 주력사업인 정제·화학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석유 개발 사업이 이를 만회했다.
석유개발사업 매출액은 전체 1.3%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률은 50%에 육박한다.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 부문 영업 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석유개발사업이 사실상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이익에서 석유개발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회사는 최근 미국 석유생산광구 인수하며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를 확대했다. 미국 생산광구 두 곳의 확인 원유매장량은 1890만배럴로 국내 석유소비량 기준 9일치 분량이다. 석유개발사업 중심인 페루 광구까지 합하면 확인 원유매장량은 총 6억2900만배럴에 달한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자원개발 사업성과에 힘입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대비 26%, 79% 증가한 10조1918억원, 1611억원으로 규모다. 같은 기간 자원개발 사업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자원개발 부문 전체 영업이익(444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기존 무역(트레이딩) 중심 사업구조로 인한 낮은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했다.
자원개발 사업 중심은 미얀마 가스전이다. 지난해 말 생산을 시작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가스전 하루 생산량을 올 초 2억입방피트에서 연말 5억입방피트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291억원이었던 미얀마 가스전 영업이익은 올해 16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미얀마 가스전 생산이 정상화되는 2015년 대우인터 영업이익을 3891억원으로 예상했다. 대우인터는 회사는 자원개발 사업 성장에 힘입어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4조원, 5181억원으로 늘린다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2013년 대비 매출 1.4배, 영업이익은 3.3배 늘어난 수치다.
LG상사는 상반기 매출 5조6523억원, 영업이익 906억원을 기록했다. 자원원자재 부문 영업이익은 382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42.2%를 차지했다. LG상사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자원원자재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과 지난해 이미 70%를 넘어섰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호주 등에서 발전용 유연탄을 생산하는 생산자이자 국내 최대 석탄 트레이더로서 연간 1000만톤 규모의 물량을 취급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지만 올해 수요처 다변화, 연관사업 진출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자원개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한 대형 자원개발사업이 회사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공,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사업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된다면 더욱더 안정적 사업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