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외환카드 법인고객의 카드결제대금을 두 번에 걸쳐 ‘이중출금’한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하나SK카드와 전산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취약성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외환카드를 법인카드로 사용 중인 KT&G에서 수억원의 결제금이 같은 내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빠져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 전산 착오인지, 하나SK카드와 시스템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전산 사고인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외환은행의 이중출금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4년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다른 은행 결제계좌를 이용하는 고객 4196명에 대해 카드결제대금을 두 차례 출금하는 사고를 일으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번 사고는 개인고객이 아닌 법인계좌에서 사고가 발생해 규모가 적지 않다.
정치권도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인지 규명 작업에 착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외환은행 이중출금 사고와 관련 자세한 경위서를 제출할 것을 외환은행에 요청했다.
김 의원 측은 “금융당국이 카드부문 통합 관련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이중출금 사고 등에 대해 사전인지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사고의 조사결과가 나오는대로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도 이번 사고를 엄밀히 조사해달라고 금융위 측에 의견을 전달했다. 외환노조측은 이중출금된 금액이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외환은행 법인카드부문 담당자는 “지난 8일 해당 기업의 법인카드 거래분에 7일 거래분이 일부 섞이면서 약 3600만원(74건)의 자금이 이중출금 된 것은 맞다”면서도 “수억원의 자금이 이중출금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1일 모두 환급조치했고 해당 법인에 사과문을 발송했다”며 “단순 전산 착오로 발생한 사고로 전산통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