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아웃도어 열풍에서 시작된 중·소형 SUV 바람이 대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산 및 수입 대형 SUV 판매가 올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가운데는 기아차에서 가장 큰 SUV 모델인 ‘모하비’ 판매량이 7월말 기준 6448대로 작년보다 23.6% 늘었다. 이 차는 2008년 첫 출시 이후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아차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동호회를 중심으로 2015년형 모델이 연내 출시된다는 소문까지 나온다. 현대차 ‘베라크루즈’는 누적 판매량이 작년보다 0.4% 줄었지만 이는 신차출시를 앞두고 대기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5월 초 2015년형 모델 출시 이후 두 달 연속 전년대비 판매량이 20% 이상 급성장했다.
수입차에선 ‘포드 익스플로러 3.5’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 차는 작년 888대에서 올해 1528대로 72%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밝혔다.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높은 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ML350 블루텍’으로 124.8%나 성장했다. 이밖에 크라이슬러의 ‘지프 그랜드체로키 3.0 디젤’과 BMW ‘X6 3.0d’, 아우디 ‘Q7 3.0 TDI’, 폴크스바겐 ‘투아렉 3.0 TDI’ 모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들 차량은 주요 자동차 제조사를 대표하는 3000cc급 이상 대형 SUV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같은 최상위 SUV 모델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기함(flag ship)’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연료 소비가 많고 가격도 비싸 소수 마니아 위주로 고객층이 형성됐다. 판매량이 많지 않은 탓에 제조사들도 신모델을 자주 내놓지 않는 편이다. 모하비는 2008년 첫 출시 이후 디자인이 바뀐 적이 없고, 익스플로러 3.5도 2011년 나온 모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아웃도어 열풍으로 SUV를 찾는 사람이 늘자 자연스럽게 대형 SUV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업계에선 이제 막 시작된 대형 SUV 선호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오토캠핑 등 레저활동 인구가 점차 늘면서 수납 공간이 넓고 험로를 주행할 수 있는 대형 SUV 수요가 늘게 된 것”이라면서 “일반 중소형 SUV와 달리 정통 SUV 전용 플랫폼으로 생산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대형 SUV 판매 증가율(대) /자료:각 사>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