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여행 3편에서는 마추피추와 티티카카호수를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수가 없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티티카카의 관문인 푸노와 마추피추의 관문인 쿠스코가 3S라는 도로선상에 같이 있기 때문이다. 두도시 사이가 350km가 넘는 거리지만 잉카를 이야기하려면 두 도시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다. 페루이야기 3탄은 지루하게 길어지겠지만 티티카카와 마추피추를 함께 이야기하면서 마무리하겠다.
<티티카카호수(El lago Titicaca)>
흔히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가 티티카카호수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하지만 남미에서 가장 큰 호수이며 푸노를 비롯한 도시들이 호수주변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갈수 있는 가장 높은 호수임은 분명하다. 거대한 호수는 볼리비아와 페루가 공유해서 여행자들은 호수주변을 따라 육로로 국경을 넘기도 한다. 호수안에는 수많은 섬들이 있어 주요한 섬들을 다니면서 티티카카를 제대로 즐기려면 여유로운 시간으로 찾아야 할것이다. 아만타니섬이나 타킬레섬을 찾아서 시간을 보내는 여행자들도 있겠지만 티티카카호수에서 가장 인기있는 섬은 단연코 우로스섬이다.
토토라라고 불리는 갈대를 가지고 만든 인공섬인 우로스는 티티카카의 섬들중 푸노에서 가까이 위치해서 당일로 다녀오기 좋다. 44개정도의 갈대섬으로 이루어진 우로스는 원래 우로스부족이 잉카족으로부터 피해서 들어온, 방어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이었다. 지금은 티티카카호수의 관광지중에서 가장 특색있고 인기있는 섬이니 티티카카호수를 방문한다면 꼭 들러야 할것이다.
우로스섬을 비롯해서 티티카카호수안의 섬으로 가려면 푸노선착장으로 가서 직접 원하는 섬으로 가는 배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지만, 푸노시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수 있는 투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우로스(Uros)섬을 관광한 후에 아만타니(Amantani)나 타킬레(Taquile)섬에서 숙박하고 푸노로 돌아오는 일정도 있고 우로스섬의 갈대집에서 숙박하는 투어도 있다. 내용을 잘 살펴서 원하는 투어를 선택해서 티티카카호수 관광을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더 할애해서 섬을 즐기고 싶으면 푸노선착장에서 섬으로 가는 배편만 구입해서 이동해도 된다.
44개정도의 섬으로 구성된 우로스섬은 대부분의 섬들이 망루를 가지고 있어서 망루에 올라서 마을전체를 조망할수 있다. 섬자체도 갈대로 만들어져 있는데 집이나 배등 대부분의 생활들이 갈대없이 이루어질수가 없는 구조이다. 푸노에서 배를 타고 내리면 관광객을 위한 설명과 함께 우로스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보고 갈대로 만든 곤돌라도 타볼수 있다.
우로스섬에서 타볼수 있는 갈대배는 거창한 모습의 유람선도 있지만 소박한 곤돌라형태도 있다. 유람선형태의 배를 타는것보단 곤돌라형의 배에 타서 섬주위를 돌아보는 것도 낭만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당일로 다녀오는 투어이외에 티티카카호수의 섬들에서 며칠을 보내려면 아직은 전기사용에 어려움이 있으니 그부분은 대비하고 들어갈 일이다. 대신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는것은 불편함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될것이다.
<푸노(Puno)>
페루령 티티카카호수를 보려면 푸노로 가야 한다. 티티카카호수의 페루령 섬으로 가는 배들은 대부분 푸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티티카카호수를 바라보는 푸노시의 아르마스광장은 크지 않지만 광장근처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들이 모여있어서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호텔을 선택할때 호수가 보이는 전망을 추천한다.
<티티카카에서 마추피추로>
티티카카호수의 푸노는 해발 3812m, 마추피추로 들어가는 쿠스코는 해발 3600m에 위치하고 있다. 이 두 도시를 연결하는 3S라는 도로는 그래서 그냥 이동으로만 지나치긴 아쉬운 도로이다. 그 아쉬움때문인지 푸노와 쿠스코간에는 도로상에 있는 유적지와 볼만한 곳을 들러주는 관광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해발 3천미터상의 도로 350km정도를 경치와 유적지를 보면서 가는 경험은 해볼만한 경험이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동에만 목적을 두고 야간이동을 하기도 하는데 하루를 할애해서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도로관광이다.
3S상의 도로에서 만나는 유적지는 비록 세월에 의해 부서지고 성벽만 남았지만 잉카의 역사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잉카의 역사뿐만 아니라 스페인식민지의 흔적인 오래된 성당도 만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성당을 건축한 석재기술에서 잉카인의 혼을 느끼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푸노와 쿠스코간의 투어버스는 중간중간 유적지에 내려서 설명과 함께 한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데 잉카유적에 대해서 배우는 기회가 되고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도 흥미롭다.
<마추피추(machu picchu>
오래된 봉우리, 공중도시,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등 수식어만 해도 수많은 마추피추는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이 추측으로 정의된 세계의 불가사의인 도시이다. 40단의 계단식 논과 3천개의 계단과 2백호의 건물로 도시규모를 짐작하고 있고 제단이 있어서 종교도 추측할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추측일 따름이다. 추측임에도 불구하고 마추피추의 구석구석 잉카인의 건축기술과 삶의 지혜를 볼수 있어서 가히 페루여행의 백미라 할수 있다. 현재 마추피추는 하루입장을 2,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제한하고 있다 해도 2500명은 적은 수가 아닌지라 마추피추는 관광객으로 붐빈다는 인상이다.
<와이나피추(Huayna picchu)>
마추피추를 위에서 내려다 보는 곳, 와이나피추의 하루 입장객은 4백명으로 제한했었는데 현재 2백명으로 그 수를 줄이고 있다. 와이나피추에 입장하려면 미리 입장권을 예매해야 하니 마추피추를 이 위치에서 보고 싶다면 잊지말고 예매하도록 하자.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도 쉽지 않지만 내려오는 길은 가파른 경사길이어서 더 힘드니 체력이 약하거나 고소공포가 있다면 와이나피추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마추피추 가는 방법>
마추피추로 가려면 가장 먼저 쿠스코에 가야 한다. 쿠스코는 페루에서 가장 큰 도시인지라 어디서라도 비행기나 버스를 이용해서 갈수 있다. 쿠스코에서 마추피추는 투어에 참여해서 가는 방법과 기차표를 직접 사서 가는 방법을 선택할수 있는데 투어에 참여하는 경우 아구아갈리엔테의 숙소까지 정해주어서 권하고 싶지 않다. 심지어 여행자숙소에서도 투어를 신청할수 있는데 그러다보니 마추피추 투어요금은 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각각 다르다. 쿠스코시내에 투어샾이 여러곳이 있는데 잘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차표를 직접 사는 경우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는 방법도 있고 아르마스광장에 있는 기차표예매소에서 기차표를 구입하거나 투어샾에서 커미션을 주고 기차표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페루레일과 잉카레일 두가지가 있는데 가격이나 기차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차는 오얀따이땀보에서 아구아갈리엔테까지 운행하기때문에 기차표만 구입한 사람은 택시나 버스를 타고 오얀따이땀보까지 가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투어샾에서 다양한 옵션으로 제공해 주니 잘 비교해보고 선택하도록 하자.
기차로 가는 방법외에도 걸어서 가는 방법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트레일에 들어가는 잉카트레일에 참여하는 방법인데, 이경우 하루 제한인원이 5백명인지라 시즌에 따라 3개월전 또는 5개월전에 신청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잉카트레일을 대체하는 정글트레일등 여러 트레일코스가 생겼는데 시간이 넉넉하고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트레일중에서 마음에 드는 코스를 선택해서 참여하는 것도 마추피추로 가는 방법중 하나이다.
<푸투쿠시(Phutuq Kusi)>
현지인들에게 마추피추를 가장 제대로 잘 볼수 있는 곳을 물어보면 다들 입을 모은다. 푸투쿠시에 가라고 한다. 푸투쿠시는 와이나피추하고는 다른 방향에 있는 정상이다. 위 사진은 마추피추에서 바라본 푸투쿠시인데, 마추피추 건너편에 위치해 있으니 마추피추가 곤돌의 형상임을 가장 제대로 볼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곳은 입장료도 없는데다 하루 제한인원도 없는 곳이기도 하다.
입장료도 없는데다 제한인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푸투쿠시에 오르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길이 허물어져 있어서다. 사진에서 보듯이 사다리도 끊어지고 올라가는 길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언젠가는 길을 복구해서 마추피추를 곤돌형상으로 바라볼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아구아갈리엔테(Aguas Calientes)>
마을이름자체가 온천이라는 뜻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이다. 마을계곡상단에는 노천온천이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기도 한다. 저녁에 가면 마추피추관광을 마친 사람들이 몰려서 물이 깨끗하지 않으니, 온천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될수 있으면 일찍 온천에 입욕하는것이 좋다.
아구아갈리엔테는 비록 작은 동네지만 세계적 관광지의 입구에 위치한 동네답게 다양한 메뉴의 식당들과 고급호텔서부터 저렴한 여행자숙소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성수기가 아니라면 굳이 예약을 할 필요없이 아구아갈리엔테에 와서 직접 보고 숙소와 식당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수 있다. 하지만 성수기에는 사정이 다르니 인터넷을 통해서나 투어샾에서 숙소를 예약하고 가는편이 낫다.
<오얀따이땀보(Ollaytantampo)>
마추피추행 기차를 타려면 오얀따이땀보에서 기차를 타야한다. 하지만 오얀따이땀보 자체도 충분히 며칠 머무를 가치가 있는 동네이다. 아구아갈리엔테만큼 숙소와 식당이 갖춰지지는 않은 곳이지만 골목마다 여행자숙소와 식당들이 평온한 안식이 되는 동네이다. 페루여행중 피로해진 심신을 달래기에 이곳만큼 평화로운 곳은 없다.
마추피추만큼의 위용은 아니지만 오얀따이땀보의 유적지도 충분히 돌아볼 가치가 있다. 신전으로 추측되는 이 유적은 돌 하나의 크기만 해도 엄청나다. 돌사이 끼워맞춘 석재술은 그 정교함에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오얀따이땀보의 유적중 곡물저장고로 사용되었다는 유적지 또한 돌아볼만 하다.
유적도 유적이지만 오얀따이땀보에 머물렀던 여행자들 리뷰를 돌아보면 페루여행에서 가장 편하고 고향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곳이 이곳이라는 평이 많다. 마추피추로 가기위해 스치는 동네로만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은 곳이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꼭 머무르길 추천한다.
<쿠스코(Cusco)>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는 해발 3600m에 위치하고 있어 비행기로 가지 않고 버스로 가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곳이다. 제국의 수도답게 도시규모도 상당히 큰데다 잉카의 유적지와 박물관이 많은 곳이라 제대로 보려면 며칠 머무름이 필요한 곳이다.
쿠스코를 돌아보는 또다른 재미는 도시 곳곳에 거미줄처럼 얽어진 골목을 돌아보는 즐거움이다. 잉카석재술과 건축술이 골목 구석구석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져서 쿠스코 골목은 하루종일 걸어다녀도 지겹지가 않은 곳이다. 하지만 개인취향에 따라 돌구경만 하고 왔다는 불평아닌 불평도 있을수 있으니 반드시 잉카건축에 대한 기초정도는 공부하고 보도록 하자.
쿠스코가 제국의 수도였던 도시이기도 한데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페루전통복을 입은 현지인들을 쉽게 볼수 있다. 사진찍으려면 돈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관광지에서 그정도는 기분좋게 지불하고 사진을 마음놓고 찍는게 어떨까 싶다.
코리칸차에서 보는 쿠스코는 걸어다니기 참 좋은 도시이다. 도시 곳곳에 박물관과 유적들이 많기 때문이다. 쿠스코시내지도를 하나 구해서 시간에 맞게 계획성있게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보기 힘들만큼 볼거리와 할거리가 많다.
쿠스코에서 가장 중요한 할거리는 물론 마추피추를 가는 것이겠지만, 소금생산으로 유명한 살리나스염전(Salinas de Maras), 신성한 계곡(Sacred Valley)투어, 삭사이우아망(Sacsayhuaman), 피삭(Pisac)등 유명한 관광지가 많으니 시간에 맞춰서 선택하도록 하자.
이상으로 페루여행을 3편에 걸쳐서 정리해 보았다. 아직은 한국에서 가기 힘든 곳이니만큼 페루여행을 결정할때는 신중하게 해야 할것이다. 예정에 없이 가기보다는 잉카문명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스페인침략에 의한 식민문화에 대한 상식도 알고 가야 할것이다. 역사를 알지 못하고 페루를 본다면, 비싼 돈 들여서 돌구경만 실컷하고 왔다는 어느 관광객의 푸념이 현실이 되는 곳이다. 남미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페루만큼 인디오의 외모와 풍습을 그대로 잘 간직한 곳도 많지 않다. 그만큼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쌓아놓은 돌을 보고 규모나 외형에만 감탄할것이 아니라 역사속 이야기도 함께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