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품질보증협약률 20% 수준

석유 제품 품질관리가 정유사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허술한 알뜰주유소에 가짜석유 유통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알뜰주유소의 석유제품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인 품질보증협약 가입 실적이 2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주유소를 제외한 자가상표 주유소 수는 알뜰주유소 1088개를 포함해 1634개다. 이 중 석유관리원에서 운영하는 품질보증협약에 가입한 주유소 수는 겨우 235개에 불과하다.

품질보증협약은 알뜰주유소를 포함한 자가상표 주유소와 석유관리원이 협약을 체결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석유품질관리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다. 품질보증협약 주유소는 석유관리원이 월 1회 품질검사를 실시한다. 정유사가 자체 품질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과 비견되는 제도지만, 의무가입 사항이 아니다보니 가입률이 저조하다. 품질보증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알뜰주유소는 연간 1회 정도 시행되는 석유관리원의 수시검사가 품질관리의 전부다.

이와 비교해 SK에너지는 수시로 주유소 가짜석유·타사제품 취급 점검활동, 암행·집중점검과 품질서비스원을 통한 품질점검, 품질매니저가 고충현장을 방문해 현장에서 원인규명과 필요시 현장보상까지 실시하고 있다. GS칼텍스도 가짜석유제품과 품질불량제품을 식별할 수 있는 정밀분석기기가 장착된 이동실험실 ‘Kixx 품질서비스’ 차량을 운영해 품질보증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전국 주유소 순회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주유소를 불시에 조사하는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품질 관리가 허술하다보니 가짜석유 또는 정량미달 판매 등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된 곳이 늘고 있다. 2012년 4곳, 2013년 12곳, 올해도 6월 말 현재 9곳으로 매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품질관리를 제고하고 불량 주유소를 퇴출시키기 위해 지난 3월 ‘알뜰주유소 평가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으나, 주유소별 데이터 확보와 분석, 담당 인력부족 등 문제로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 석유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영난 때문에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곳이 많기 때문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가짜석유 유통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알뜰주유소에 대한 품질관리를 적어도 정유사 주유소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