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동차의 주간주행등(DRL)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시장 개척에 팔을 걷었다. DRL 의무화가 자동차용 LED 시장의 물꼬를 터 줄 것으로 기대되는 데 따른 움직임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ED 업체들이 최근 차량용 LED 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LED 칩·패키지 업체뿐 아니라 모듈·조명 업체까지도 차량용 시장 대응에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일반 조명 시장보다 경쟁이 덜 치열하고 제품 신뢰성이 확보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7월 이후에 제작되는 자동차에 반드시 DRL을 의무 장착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 최근 공포했다. 낮에도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주행등이 켜지도록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품 수명이 길어야 한다.
기존 벌브형 전구 대신 LED가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미 일부 자동차 제조 회사에서는 DRL에 LED를 적용해 왔다.
업계는 “이번 DRL 의무화 정책은 LED 시장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 있다”면서 “특히 적용 대상이 국내 생산 차량뿐 아니라 수입차도 해당돼 향후 시장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나아가 DRL의 LED 도입에 따라 향후 헤드 램프, 안개등, 후미등, 방향지시등도 LED로 빠르게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ED 업계는 시장 확보를 위해 제품 신뢰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용 LED 제품은 일반 조명과 달리 뛰어난 내구성과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현재 차량용 LED 광원으로는 오스람과 닛치아 등 글로벌 업체 제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고출력 제품인 ‘Z-파워 LED’ 제품의 라인업을 다양화해 글로벌 업체들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제품 수명과 밝기 개선을 위해 최근 소재 및 칩 설계 변경 등을 추진 중이다. LG이노텍은 종전보다 두께와 무게가 절반 수준에 불과한 전후방 램프용 ‘플렉시블 LED조명’을 내세우고 있다. 또 파주공장에 최근 차량 부품에 특화된 품질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노렉스·에이치에스엘·금호HT·드림텍·루멘스 등은 차량용 LED 모듈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금호HT는 지난 2011년 매출규모가 8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67억원, 올해 23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루멘스도 기아자동차 신차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헤드램프를 제외한 다양한 자동차등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LED 제품들이 차량용으로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며 “국내 업체들이 이 시장에 집중 공략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언리미티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용 LED 시장 규모는 2013년 15억3100만달러에서 2017년 21억55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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