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약 130㎒ 폭의 주파수가 할당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통신업계가 최적의 주파수 확보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단방향 기준 5㎒, 10㎒ 폭의 협대역 주파수는 투자비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LTE가 구현할 수 있는 최광대역인 양방향 40㎒ 확보에 사활을 걸 태세다. 이에 따라 700㎒, 2.1㎓, 2.6㎓ 대역마다 치열한 눈치전이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3사 모두 양방향 40㎒(단방향 20㎒) 폭 이상 광대역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우선 40㎒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는 대역은 700㎒·2.6㎓ 두 대역이다.
700㎒는 아날로그방송 종료 후 비워진 108㎒폭 중 통신용이 얼마나 할당되는지가 변수다. 이 대역을 재난망이나 방송용으로 쓰지 않을 경우 가드밴드(통신사별 간섭을 피하기 위해 비워두는 주파수)를 제외하면 통신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주파수는 약 90㎒다. 양방향 45㎒씩 두 회사가 광대역을 가져갈 수 있다. 정부가 기존 방침대로 40㎒를 할당하면 700㎒ 대역은 한 회사가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2.6㎓ 대역은 총 50㎒ 폭이 통신용으로 할당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가 확보한 광대역 양쪽으로 각각 40㎒·10㎒씩 남아 있는 주파수 중 40㎒ 대역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합 측면에서는 3사가 맞붙는 700㎒ 대역보다 2.6㎓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지만 설비 투자 측면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LTE망이 구축되는 700㎒ 대역이 투자·유지 비용이 적게 든다. 주파수 할당대가와 투자비를 가늠해 최적의 가격에 입찰 받는 게 관건이다.
1.8㎓ 대역 (양방향) 20㎒는 LG유플러스 단독 입찰 가능성이 점쳐진다. 2G용으로 사용 중인 10㎒대역과 바로 붙어 있어 2G 종료 후 총 40㎒폭을 LTE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LTE용으로 사용 중인 대역과 맞닿아 있지만 이미 광대역을 확보한 KT로서는 견제용도 외에는 당장 큰 의미가 없다.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띄는 곳은 2.1㎓다. LG유플러스가 LTE용으로 40㎒를 사용하고 있고 SK텔레콤·KT가 각각 60㎒·40㎒를 3G용으로 쓴다. 2.1㎓ 주파수 사용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 KT다. 사용연한이 오는 2016년까지인 자사 3G용 주파수 중 20㎒폭을 LTE용으로 변경해달라는 용도변경 신청을 미래창조과학부에 하면서다. KT는 올해 말 20㎒폭을 LTE용으로 쓰면서 3밴드 캐리어애그리게이션(CA·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한데 묶어 사용하는 기술)을 상용화 한다는 복안이다. 절반에 대해 우선 용도변경 허가를 받으면 나머지 20㎒폭은 내후년 이후 3G 서비스를 종료하고 반납 후 재할당 시 타사 견제를 받지 않고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
LG유플러스는 2.1㎓ 20㎒(1920㎒~1930㎒, 2110㎒~2120㎒)에 20㎒를 붙여 써야 한다. 하지만 바로 옆 대역(1930㎒~1960㎒, 2120㎒~2150㎒)를 사용하는 SK텔레콤이 이 중 20㎒ 폭을 3밴드 CA용으로 구축하고 있어 추가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일 기자 대상 스터디모임을 열고 2.1㎓ 대역에 대한 경매 방침을 바꿔줄 것을 정부에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협대역을 제거하고 광대역화하는 게 내년 주파수 경매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현재 사용 주파수와 내년 할당 주파수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