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가전업체들이 외국 메이저 회사들과 손잡고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거래처 확대, 해외 기업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매출 확대 및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올 상반기 중국향 공기청정기 등 ODM 매출은 7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626억원)보다 21.1% 성장했다.
이 같은 해외 ODM 매출 성장세는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매출 추이와 비교할 때 돋보이는 성과로 평가된다. 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세계적 브랜드와 손잡고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해외에서 정수기는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지만, 공기청정기는 ODM 중심으로 간다는 전략”이라며 “중국 공기청정기 판매가 호조세”라고 밝혔다.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의 탄산수 전문 업체인 SDS사와 공동으로 10월 국내외 시장에서 캡슐형 탄산음료 제조기를 출시한다. 한경희생활과학은 SDS사와의 기술 제휴 및 기기 개발 협력과 더불어 해외 50개국 판권 계약을 맺고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도 가정용 탄산음료 제조기를 내놓기로 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는 진공청소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가 한풀 꺾였다. 제2의 뚜렷한 히트상품이 없어 고민하던 이 업체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해 세계 탄산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리홈쿠첸은 중국 시장에서는 자사 브랜드, 러시아 시장에서는 OEM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2012년 10월 러시아 가전 업체인 올슨과 OEM 계약을 체결하고 수출 물꼬를 텄다. 현재는 러시아 최대 가전업체인 보르크와 OEM 계약을 하고 ‘멀티 쿠커’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 리홈쿠첸은 러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주변국인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루마니아 등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진로봇도 필립스에 OEM으로 로봇청소기를 공급하고 있다. 유진로봇은 2011년 계약체결 이후 물량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유진로봇의 올해 상반기 수출은 작년 대비 326%나 증가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자체 브랜드로 해외에 나가 실패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OEM·ODM 전략은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라며 “매출 신장과 더불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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