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는 바뀌어야 하며, 달라지고 있습니다. 혁신에 필요하다면 새벽까지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설득하고 협력을 요청할 것입니다.”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제15대 총장이 27일 본교 아령당에서 열린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혁신을 위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최 총장은 올해 만 52세의 젊은 총장으로 이화여대 첫 이공계 출신으로 취임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일에는 교내 400여명의 교수가 모인 자리에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해 현장에서 익명으로 질문을 받고 답하는 파격 행사를 진행했다.

최 총장은 “현장에서 시간관계상 답변하지 못한 75개의 질문에 대해서도 일일이 답변을 작성하고 있다”며 “바로 답변이나 해결이 가능한 것도 있고 당장 들어줄 수 없는 것도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그가 추진하는 조직, 인재, 인프라, 소통(네트워크) 네 가지 혁신 방안 중에 하나인 소통의 혁신이다. 그는 “1976년 주요 신문에 나온 대학학력평가 순위에서 서울대, 연세대 다음이 이화여대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우리나라 대학 혁신의 주역이었던 이화여대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총장은 사회 변화에 발맞춰 기존 인문예체능계열 학과도 공학, 경영학과의 접목을 통해 신산업융합학과로 통합시킬 계획도 비췄다. 식품영양학과를 학부제로 확대해 식품공학학과와 외식문화산업학과로 개편하는 방안도 예를 들었다. 6개 학과가 신규로 개설될 전망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인문예체능계열의 학과 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최 총장은 “대학 발전을 위한 통합은 있어도 ‘폐과’는 없을 것이다. 과거 가정대가 생활환경대학으로 다시 사회계열 학과로 분과, 통합되는 것처럼 진화는 진행 중”이라며 “대학 본연의 기능은 학문 연구며, 우리 대학처럼 인문예체능 계열까지 포함한 종합대학을 취업률만을 잣대로 들이대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대학의 연구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솔베이 등 글로벌 기업과 산학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얼마 전 솔베이 CSO가 학교를 다녀갔다”며 “이 자리에서 솔베이에 글로벌 인턴십 확대와 장학금 혜택, 공대 건물 투자 같은 다양한 협력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산학협력 교수 채용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2016년부터는 승진승급을 위한 교원실적평가에서 국제논문 반영 비율도 상향한다. 또 공대 혁신을 위해 산학협력, 특허, 기술이전 실적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