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방형 플랫폼, SW 개발사와 상생의 장 돼야

[기자수첩]개방형 플랫폼, SW 개발사와 상생의 장 돼야

플랫폼 사업이 뜨고 있다. 고객을 위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담은 플랫폼 사업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 애플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게임,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담은 카카오까지 플랫폼 서비스는 SW 업계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입증됐다.

지금까지 플랫폼 사업이 스마트폰 앱 등 개인 사용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젠 기업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까지 주목받고 있다. 핸디소프트가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지난 27일에는 웹케시가 전사자원관리(ERP), 그룹웨어 등 기업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기업 비즈니스 플랫폼 시대가 활짝 열렸다. 특정 SW 기업이 단일 솔루션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많은 SW 기업이 개발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대한 유통 창구가 만들어진 셈이다.

플랫폼 사업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유리한 점이 많다. SW 개발사 등 공급자는 지금까지 마케팅과 유통에 쏟아부었던 자금과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업 고객 등 수요자 입장에서는 자사에 필요한 솔루션에 쉽게 접근하고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생기는 법이다. 플랫폼을 소유한 사업자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전인수’ 식 자세를 취한다면 플랫폼은 한순간에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대형 인터넷 포털들이 참여 기업을 상대로 높은 수수료를 받고 콘텐츠 제공업체를 차별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카카오를 통해 모바일 게임을 공급하는 개발사들도 플랫폼 사용 명목으로 받는 수수료 때문에 수익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기업 비즈니스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서비스 활성화가 안 됐지만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려면 많은 SW 개발사가 참여해 고객을 위한 다양한 앱을 제공해야 한다. 이때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참여 SW 기업을 옥죈다면 플랫폼은 SW 산업 생태계를 망치는 또 다른 장애물이 될 뿐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