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9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캐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발사됐다. 타이탄 로켓에 실려 발사된 보이저 1호는 현재 인간이 만든 물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보이저 1호는 원래 매리너 계획 일환인 매리너 11호였다. 수성, 금성, 화성을 탐사하는 매리너 계획이 화성 밖을 탐사하는 보이저 계획으로 연계되면서 임무가 바뀌었다.
일명 ‘행성간 대여행’을 가능하게 했던 행성 배치가 보이저 계획 시발점이다. NASA는 당시 행성 배치 상황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면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연속해서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보이저 우주선 2기를 발사했다.
보이저 1호는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냈다. 1979년 1월부터 4월까지 목성 사진을 촬영해 새로운 사진들을 얻었다. 목성 중심 34만9000㎞까지 접근해 위성과 고리, 자장과 방사선 환경 등을 관측했다. 파이오니어 10호·11호가 발견하지 못했던 위성 이오의 화산 활동도 밝혀냈다.
1980년 시작한 토성 탐사에서는 토성 표면 12만4000㎞까지 접근했다. 토성 고리의 복잡한 구조를 밝히고, 거대 위성 타이탄의 대기를 조사했다.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이었던 중력 보조(스윙바이) 항법이 큰 효과를 거뒀다. 여러 행성의 인력을 이용해 항로를 바꾸고 추진력을 얻는 방법이다. 자체 추진력만으로는 목성보다 멀리 있는 행성을 탐사할 수 없었지만, 보이저 1호는 중력 보조 덕분에 목성을 넘어 해왕성까지 탐사했다.
보이저 1호는 1989년 태양계 탐사 임무를 완수했지만 태양계를 넘어 태양권을 항해하면서 태양풍과 성간 매질 입자를 관측했다. 태양권은 태양계 행성 구역 바깥으로, 행성 구역보다 약 4배 넓다. 2013년 9월 NASA는 보이저 1호가 태양권 외곽인 태양권계면까지 도달했다고 밝혔다. 인류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곳이라 새로운 현상을 관찰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지구와 거리는 약 129AU(우주단위)로, 약 193억㎞에 달한다. 발전 장치 수명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2020년 이후까지 지구와 통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