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완료된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 구축사업’이 각종 의미 있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2%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허브로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60억원을 들여 2년간 추진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시는 7월 말 성과보고회를 열고 국내 유일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 조성 결과와 개발을 끝낸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했다. 또 시범사업에서 각종 국내외 IR활동과 전시회, 서비스 상용화,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해 시범단지 인지도 확산과 클라우드산업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 성과를 보면, 먼저 인프라 구축에서 25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 시범단지로 들어오는 전용 전력구를 개설하고 전력 수급 환경을 안정화했다.
산업 활성화 측면에는 20억원을 들여 민간과 공공 부문에 적용 가능한 8개 클라우드 서비스 선도과제를 추진, 개발 및 상용화했다. 민간 선도과제 결과물로 나온 ‘항만부대산업용 클라우드 기반 특화 SCM시스템’ ‘신발산업 원산지증명(FTA) 클라우드 서비스’는 개발 후 보급을 통해 수백개 기업이 도입해 사용 중이며 그 수도 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내에 데이터허브 육성센터를 개소하고, 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 설명회, 해외기업 초청 설명회, 전문 전시회로 ‘클라우드 엑스포’를 개최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했거나 지켜본 업계는 말 그대로 ‘시범적 사업’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시범사업을 넘어 도약대로 나아가길 바라는 기대감에는 2%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지역 IT업계는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한 시범사업 선도과제가 대부분 단기 개발에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산업적 파급 효과가 미미한, 일반 IT R&D과제로도 가능한 서비스 개발이었다는 얘기다.
A업체 사장은 “수산과 신발 분야 등 지역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 발굴은 의미 있지만 단기 과제에 치우친 점이 아쉽다”며 “예산 확대와 중장기적 지원 아래 플랫폼 개발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해 클라우드 전문 중견기업을 키워내야 산업 생태계 구축과 서비스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산업 육성 및 서비스 활성화의 기반인 기업 데이터센터 유치 또한 수차례의 해외 설명회에도 불구하고 2년여간의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사업 성과를 확산시켜 나간다며 대구와 광주 등 4개 지역에서 진행한 ‘클라우드 로드쇼’는 정작 해당 지역 기관 및 기업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관련 업계는 이 같은 문제가 당초 시범사업의 목표와 방향성이 불분명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 구축이라는 사업명처럼 데이터센터를 중심에 두고,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보급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후속사업으로 제시된 ‘글로벌 데이터 유통기반 구축사업’ 또한 관련 산업 기반을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목표와 과제 선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대 한 교수는 “지역에는 클라우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전문인력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사업을 기획하는 기관은 물론이고 사업을 받아 수행하는 IT업체까지 클라우드 서비스와 적용 가능한 분야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지식을 쌓아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 구축 사업 성과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