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외형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수익성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와 현대차 등 대표기업 실적이 둔화되면서 시장 전체 성적표에 악영향을 미쳤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493개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0.2% 줄어든 906조7437억원, 영업이익은 11.7% 감소한 48조750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순이익은 37조4754억원으로 0.4% 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38%로 지난해 상반기 말보다 0.71%포인트 하락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4.13%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약 54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 중 순이익은 41원 정도 된다는 의미다.
상장사 경영 성과는 2분기에 1분기보다 더 악화됐다. 최근 성적이 더 부진하다는 뜻으로 이는 국내 경기 활성화와 주식시장 전망에도 모두 부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조48억원으로 전분기(1분기)대비 10.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53조7314억원으로 1분기 453조122억원보다 0.16%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7조9022억원으로 전분기(19조5732억원)보다 8.54%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0.61%포인트 감소한 5.07%, 매출액 순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0.38%포인트 줄어든 3.95%다.
유가증권 상장사 수익성 추락에는 삼성전자가 큰 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은 106조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영업이익은 15조6761억원으로 14.3%나 줄었다. 상장사 매출액의 11%, 영업이익의 3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매출액이 많은 SK와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액도 56조2314억원과 44조4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5%, 0.3%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도 각각 1조5637억원과 4조256억원으로 28.70%, 5.83%나 축소됐다.
업종별로는 건설, 유통 등 9개 업종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전기전자 등 8개 업종은 감소했다.
매출이 증가한 업종은 의료정밀, 의약품, 건설, 전기가스, 서비스, 운수창고, 음식료품, 유통, 운수장비 등이다. 매출이 감소한 업종은 전기전자, 철강금속, 기계, 화학, 비금속, 종이목재, 섬유의복, 통신업 등이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기가스, 비금속, 건설을 비롯한 9개 업종은 순이익이 증가했다. 음식료품이 39.42%로 가장 많이 늘었고 유통은 35.22%로 뒤를 이었고 전기전자는 4.70% 증가했다.
기계 순이익이 88.83% 줄어든 것을 비롯해 종이목재(-38.57%), 의료정밀(-21.45%) 등 7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통신업종은 적자로 전환됐다.
유가증권 상장사 4곳 가운데 3곳은 흑자를, 한 곳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369개사(74.9%)인 반면에 124개사(25.1%)가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 상위사에는 삼성전자가 수위에 올랐고 SK와 현대차가 2, 3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SK이노베이션(33조3717억원), 포스코(32조1437억원), LG전자(29조6492억원), 한국전력(27조661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이어 SK하이닉스(2조1413억원), 한국전력(2조563억원), 포스코(1조5703억원), SK(1조5636억원), 기아차(1조5053억원) 순이었다.
한국전력과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엔지니어링, SK네트웍스, 호텔신라 등 52개사가 올 상반기 흑자로 돌아선 반면, KT와 현대중공업, 한화,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LG상사 등 44개사는 적자로 전환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