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모터스포츠에서 ‘레이싱 모델’은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리드걸, 레이싱걸, 레이싱퀸, 컴패니언 모델 등등 지역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레이싱 모델’이라는 말이 일반적이다.

최고의 자동차 경주 대회로 꼽히는 <포뮬러원(F1)>에선 그리드(Grid; 자동차 경주의 출발점을 의미) 정렬 때 모델들이 머신 앞에 한 명씩 서있는다. 스폰서 유니폼도 입지 않는다. 대회 유니폼을 입을 뿐이다. 그래서 ‘그리드걸’ 이라는 말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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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대회에선 팀과 브랜드 홍보가 주된 목적이어서 모델들은 스폰서 유니폼을 입는다. 때문에 ‘레이싱걸’ 혹은 ‘레이싱 모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기에 ‘컴패니언 모델’로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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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자동차 경주에서 대회와 팀, 스폰서들을 돋보이게 하며, 선수들을 도와주는 역할은 비슷하다. 그래서 ‘행사빛냄이’라는 우리말까지 생겨났다.

[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와는 다르게, 레이싱 모델은 관람객들의 기념 촬영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모터스포츠 대회의 레이싱 모델들은 후원 기업과 관람객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팬과 소통하고 즐기며, 모터스포츠와 브랜드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전도사’와도 같다. 특히 소속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자부심은 그녀들을 더욱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게 한다.

[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드리프트 대회인 <포뮬러 드리프트>에선 주로 타이어 회사들이 ‘모델’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이 대회에선 한국타이어, 닛토타이어, 팔켄타이어, 아킬레스 등 타이어 회사와 익쎄디라는 레이싱 클러치 회사가 모델을 따로 둬서 볼거리를 더한다.

[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개성 강한 한국타이어 모델 세 명과 만나보니…

지난 7월 열린 <포뮬러 드리프트> 2014 시즌 5라운드에서 한국타이어의 모델들과 정신 없는(?) 인터뷰를 갑자기 진행하게 됐다. 처음엔 단순히 우리나라 회사의 모델이어서 호기심을 가졌다가 그녀들의 TV 속 드리프트 영상을 보고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미국 시애틀 에버그린 스피드웨이(Evergreen Speedway) 한국타이어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주인공은 (사진 왼쪽부터) 에리카 나가시마(Erica Nagashima), 세이디 메이(Sadie May), 제시카 하버(Jessica Harbour). 나이는 에리카와 제시카가 23세로 동갑내기, 세이디가 24세로 맏언니다. 세 명 모두 운전을 좋아하고, 여러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수동 변속기 경주차 운전은 기본. 드리프트 스쿨까지 마스터 했다.

타 팀에 비해 한국타이어 분위기는 어떠하냐는 질문에, “한국타이어가 항상 이기기 때문에 우리가 최고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Clean, Classy, Hankook”이라는 자기들만의 슬로건도 만들었다. 머리, 옷, 행동 등 모두 스스로 정한 슬로건에 맞춘다고.

[에리카 나가시마(Erica Nagashima)]

한국타이어 모델 3년 활동

나이: 23세

주요경력: 포뮬러 드리프트, 몬스터, 슈퍼카

기타경력: 드리프트 스쿨 참여

취미: 드리프트, 운전, 노래(전공)

[세이디 메이(Sadie May)]

한국타이어 모델 2년 활동

나이: 24세

주요경력: 포뮬러 드리프트, 파이크피크 힐 클라임

기타경력: 배우(전공)

취미: 밴드(Band)에서 기타리스트, 가죽 공예, 운전(LA는 교통체증 심해서 운전 안 한다고…)

[제시카 하버(Jessica Harbour)]

한국타이어 모델 2년 활동

나이: 23세

주요경력: 포뮬러 드리프트, 나스카, 인디카, 슈퍼크로스

기타경력: UFC 모델, TV쇼 출연, 심리학(전공)

취미: 요가, 드리프트 스쿨 마스터(연기 나고 타이어 냄새 나는 걸 즐긴다.)

[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그녀들과의 정신 없는 인터뷰

Q & A


Q. 한국타이어 모델이니까 먼저 물어볼께. 한국타이어가 어떤 점이 좋아?

A. (제시카 먼저 나서며) 시상대 위에 자주 올라가니까 좋아. (제시카 쳐다보면서 세이디) 상품이 좋으니까 좋은 드라이버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항상 좋은 결과를 내는 거 같아. (무언가 고민하던 에리카) 게다가 다른 팀에 비해 체계적인 거 같아. 드라이버, 미케닉, 포토그래퍼 등등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거든. 물론 항상 이기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은 점도 있겠지만, 다른 팀과 달라.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다이내믹’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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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델 일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야?

A. (수줍은 미소 지으며 에리카) 팬들과 소통하는 게 좋더라. 그리고 타이어 냄새 맡는 것도 좋아졌어. (세이디는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는 듯한 표정으로) 나는 트랙에 오는 거 자체가 좋아. 특히 토요일이 금요일보다 흥분돼. 관중들이 달아오르고, 사인 받고, 활기찬 분위기가 즐겁거든. 또 하프타임 때는 팬들에게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고 함께 하는 순간이 모두 즐거워. (기다렸다는 듯이 제시카) 난 특별히 포디움에 올라 세레모니 하는 순간이 가장 짜릿해. 에너지 넘치는 게 좋아. 개인적으론 스포츠를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해서 관중처럼 나도 흥분하는 거 같아. (셋이 눈을 맞추더니 에리카) 정리하면, 결국 기대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좋다는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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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셋 다 피부도 좋고 몸매도 좋은데, 관리 비법 따로 있어?

A. (에리카) 난 치즈버거 안 먹어. (웃음) 많이 안 먹는게 비법이라면 비법이야. (어이없다는 듯 제시카) 무슨소리야 너 어제도 피자먹었잖아. (에리카 표정 굳음. 다시 제시카) 난 요가 꾸준히 하고, 채소도 많이 먹어. 녹차 마시고, 설탕은 당연히 안 먹지. 그리고 먹는 양 자체도 적어. (별로 관심 없다는 듯 세이디) 운동을 많이 해야 해. 먹는 걸로 조절하면 안돼. 운동하다 보면 자동으로 조절되거든. 난 배구를 많이 했고, 하이킹도 자주 다녀.

Q. 나름의 비법이 있는 게 아니겠나. 그나저나 모델 일 안 할 때는 뭐해? 취미가 있어?

A. (제시카 눈을 반짝이며) 내가 먼저 얘기할게. 나 UFC 모델 활동해. TV쇼도 출연했는데 (목소리 작아지며) 아직 편집 중인 거 같아. 곧 나올 거야. (말 돌리며) 음… 난 심리학 전공했어. (에리카) 난 노래 전공했는데, 관련된 일은 안 했어. 운전하는 거 좋아해. (세이디) 밴드 활동도 했는데 기타리스트였어. 그리고 (으쓱거리며) 아까 얘기했던가? 나 ‘여배우’야. 취미는 가죽 공예. (이후 셋이 잠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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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자. 진정하고. 다시 타이어 얘기 좀 해보자. 트랙 앞에서 응원하는 경우도 많잖아. 타이어 연기가 심하게 나는 경우도 있고. 어때?

A. (뭘 그런걸 묻냐는 표정으로 제시카) 당연히 얼마나 차와 가까이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 처음엔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는데, 요샌 냄새 좋아졌어.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눈빛과 제스쳐) 그리고 타이어 회사마다 향이 다른 거 알아? (에리카, 세이디도 끄덕거린다) 이젠 한국타이어 향(?)이 고향의 냄새 같아. 가만있자… 역한 냄새가 있었는데 그건 아마 ㅇㅇㅇㅇ타이어일거야. (셋 다 박수까지 치며 신났다. 세이디 말문 열며) 드리프트 스쿨 참여했을 때 창문 열어놓고 하는데, 연기가 그대로 다 들어와서 힘들었어. (울고 싶다는 표정) 그 때 생각하면…

Q. 다른 즐거운 에피소드는 없어?

A. (에리카) 꼬맹이들과 함께 사진 찍어서 SNS에 올렸는데 사람들이 퍼가면서 갑자기 유명해졌지. (제시카와 세이디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데 오늘 그 꼬맹이들 또 만났잖아. (제시카) 이건 에피소드는 아닌데, 그 동안 한국식 고기만 나왔거든. 그런데 올해는 여러 나라 음식이 나와. (세이디) 예전에 연습주행 전에 골프카트 타고 레이싱 한 적이 있는데, 서로 1등이라고 우겼던 기억이 나.

[포뮬러 D 5편] 한국타이어 모델 3명 인터뷰 “수동 운전은 기본 아녜요?”

Q. 그럼 누가 운전 제일 잘해?

A. (제시카) 나야 나. 내가 제일 잘해. 맞지? 동의하지? (세이디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응. 맞아. 우리 이동할 때 제시카가 항상 운전하고 다니거든. 엄마 같아. (기분 나쁘다는 듯 에리카) 운전 많이 하는 거랑 잘 하는 거랑은 다른 거지. 안 그래? 내가 드리프트도 가장 잘 하잖아. (제시카 끼어들며) 무슨 소리.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거지. (에리카가 제시카를 째려보고, 세이디는 난처하다는 표정.)

Q. 진정들 하고. 지난번 드리프트 평가 결과는 시즌 끝나면 발표한다니까 그때 다시 얘기하자구.

A. (셋 다) 오케이.

시애틀(미국)=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