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한때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DSLR 카메라를 써서 CF 등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35mm 포맷과 같은 판형에서 나오는 얕은 심도를 활용한 공간감이 매력적인 영상을 만들어내는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일부 영상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많이 활용하는 추세다.
캐논 EOS 5D MarkⅡ를 대표로 한 DSLR 카메라로 영상을 담던 초창기에는 당연히 스틸 사진을 위해 만든 렌즈를 썼다. 하지만 스틸 사진 촬영 기법과 동영상 촬영 기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공간감을 살린 영상미를 확보하는 데에는 효과를 봤으나 촬영 기법이 미비한 기능에 가려 몇몇 촬영 기법을 적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DSLR 카메라 기반 영상 촬영을 보편적으로 쓰면서 캐논 등 카메라 브랜드에서는 시네마 렌즈라고 명명한 영상 전용 렌즈를 등장시켰다. 이들은 스틸 사진용 렌즈와 같은 마운트로 나와 마운트 간 호환성을 갖지만 영상 촬영 시 요원했던 몇 가지 요소를 더하고, 실질적으로 영상에서 쓰지 않곤 하는 스틸 사진용 렌즈의 일부 기능을 덜어냈다.
한 컷 한 컷 각각 찍는 스틸 사진과 달리 줄곧 들거나 삼각대 등에 거치하고 촬영하기 때문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량화를 꾀했다. 또 페이드 효과를 구현하기 위한 무단 수동 조리개를 따로 갖추고 스틸 사진에서 편리함과 정확함을 더했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오히려 오동작 문제, 포커싱 속도 조절 문제, 소음 문제 등 단점 투성이인 AF 기능을 아예 없애고 정밀한 포커싱을 위해 크게 움직이는 포커스링을 달았다. 리그 시스템, 펄로우 포커스 등으로 부르는 촬영 보조 도구와 연결하기 위한 기어를 포커스링과 조리개링 등에 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 교과서적 특징 갖춘 시네마 렌즈=수동 렌즈로 잘 알려진 삼양옵틱스도 이런 시네마 렌즈의 특성에 착안해 몇 해 전부터 시네 렌즈라는 이름으로 영상 전용 렌즈를 여럿 내놓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50mm T1.5 렌즈도 이 시네 렌즈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다. 이름 그대로 흔히 표준화각이라고 일컷는 50mm 화각을 갖추고, 스틸 사진용 렌즈의 F값에 해당하는 T값이 1.5에 불과해 극단적으로 얕은 심도를 기반 삼아 다양한 공간감을 자유로이 연출할 수 있다.
조리개링과 포커스링은 리그 시스템 없이 단지 렌즈를 직접 조작하더라도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무게감을 줬으며, 미세한 유격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정밀도를 자랑한다.
특히 이 조리개링과 포커스링은 리그 시스템과 연결할 때 다른 삼양옵틱스 시네 렌즈와 똑같은 지오메트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렌즈를 교체할 때마다 리그 시스템을 조절하는 번거로움을 없애준다. 결과물을 평가하는데 가장 원초적인 요소인 화질은 일부 사진인들이 ‘삼짜이즈(삼양옵틱스+칼자이스)’라고 부를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삼양옵틱스 렌즈인 만큼 믿고 써도 좋다.
영상은 이 삼양옵틱스 50mm T1.5 시네 렌즈를 달아 리그 시스템 등 보조 장치 없이 캐논 EOS 5D MarkⅡ로만 촬영한 것이다. 단초점 렌즈지만 표준 화각이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익숙한 원근감과 시야로 공간감의 변화를 주면서 촬영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장지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