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해 최초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받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류·K팝 등 대중문화 콘텐츠와 한식·한복 등 전통문화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세계인들이 지목한 것은 바로 ‘기술’이다.
지난해 10월 세계 17개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6000명을 대상으로 외교부가 한국의 국가 이미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삼성·LG 등 기업이나 전자기기 이미지를 떠올린 응답자가 14.3%로 2위인 드라마나 K팝 등 한류 관련 응답자(6.2%)의 두 배를 넘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해 2분기, 삼성과 LG는 스마트폰 매출액 기준으로 1위와 3위 자리에 각각 올랐다. 지난달 27일 구글은 런던·텔아비브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구글캠퍼스 서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세계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자 수가 상위 5개국 안에 들 정도로 많을 뿐 아니라 발 빠른 변화 속도에 가장 익숙한 국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은 명백한 기술 강국이다. 특히 IT 강국으로서 입지를 계속 지켜가고 있으며 최대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른 모바일시장에서도 역시 강자 위치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초로 LTE 전국망 서비스를 실현했으며 3대 통신사 모두가 전국망을 구축한 유일한 나라다.
하지만 영원한 승자는 없다. 중국이 새로운 IT 강국으로 부상하며 우리나라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분야의 급격한 성장은 한국이 따라갈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망이나 포기는 이르다. 위기는 가장 강력한 도약의 시기가 될 수 있다.
모바일 이전 시대에 우리나라는 하드웨어 분야에서만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카카오톡, 라인 등 네트워크 플랫폼 서비스 분야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 역시 우리 모바일 서비스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네트워크 플랫폼과 모바일 콘텐츠는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하드웨어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7일부터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는 ‘글로벌 모바일 비전(GMV) 2014’가 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역시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올해 7회째인 국내 유일의 모바일 행사인 GMV에는 화웨이, MS, 에릭슨, T모바일 등 전 세계 180개사의 바이어가 참가, 우리나라 모바일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기회를 가진다. 올해는 콘퍼런스와 전시상담회, 스타트업, 기술인력, 빅데이터 관련 세미나까지 모바일과 관련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통합 패키지로 진행된다. 영국,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매체까지 방문해 취재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모바일 기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모바일 기술에 대한 관심은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K테크 실리콘밸리 행사를 거쳐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모바일 기술이 정작 우리나라에선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평가된 모바일 기술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선 국민 관심이 절대적이다. 또 청년들이 모바일 관련 창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도전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지원은 기술개발을 위한 실패와 역경을 이기는 열정을 되살리고 우리나라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같은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행사를 개최하는 기회도 열어줄 것이다. 세계로 뻗어나갈 한국의 대표 이미지가 될 모바일 기술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권중헌 KOTRA IT사업단장 jhkwon@kot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