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철저한 현지화로 新시장 확보하라"

인도와 터키 생산공장 통해 유럽, 아프리카, 중동시장 적극 공략할 것.

정몽구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말이다. 인도 생산공장을 방문한 그는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면서 "각 시장별 소비자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인도공장과 터키공장 방문을 위해 인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출장은 두 공장의 전략적 역할 변화에 따라 현지전략 차종 품질을 직접 살피는 것은 물론, 임직원과 가족을 격려하기 위함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유럽 수출 전진기지였던 인도공장은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생산 거점으로, 터키공장은 유럽 소형차 생산거점으로 각각 역할이 커졌다. 이 회사는 두 거점을 통해 이원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명과 플랫폼,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크기와 기능 등 인도와 유럽 각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신형 i10으로 성공을 거둔 현대차는 올해 신형 i20을 앞세워 유럽과 인도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동시에 중동과 아프리카, 포스트 브릭스 시장으로도 판매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우선, 정몽구 회장은 7일(현지시간)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양산에 돌입한 인도 전략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품질을 확인하고, 판매 전략을 보고받았다. 정몽구 회장의 인도 방문은 2010년 이후 4년만이다.

그는 지난해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현대차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품질 경쟁력과 현지 밀착된 마케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아울러 "인도공장의 첫 생산 모델인 i20의 현지 밀착 판매 전략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브릭스 대표 국가인 인도는 승용차 관세가 60%에 달한다.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으면서 자동차 시장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 현대차는 1998년 현지 공장을 건설한 후, 인도 시장에 특화된 쌍트로를 앞세워 인도 2위 승용차 업체로 올라섰고, 현지화 차종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판매를 늘려왔다.

성장세가 확대되던 인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고유가, 고환율, 높은 이자율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1998년 이후 15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승용차 시장은 200만대를 판매한 2012년 보다 9.5% 떨어진 184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5월 새 정부가 출범하고, 소비세 인하 정책이 연말까지 연장되면서 4개월 연속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246만대에서 253만대로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몽구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전략 차종을 통해 승용차 시장에서 약 20%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인도 전략 소형차인 그랜드 i10을 통해 승용 시장 점유율을 19.2%에서 20.7%로 끌어올렸다. 올해는 i10의 4도어 모델인 X센트와 신형 i20를 출시하며 사상 최대 점유율인 21.6%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1% 늘어난 26만9,025대를 판매했다.

하반기엔 딜러를 영입하고, 인도 지역별 축제와 연계한 판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판매를 확대한다. 아울러 SNS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도 신흥 중산층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이 9일(현지시간) 터키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9일(현지시간) 터키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이어 정몽구 회장은 9일 터키 이즈밋시에 위치한 터키공장을 방문했다. 특히 10월부터 양산 예정인 신형 i20의 생산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유럽 전략 i10과 i20를 생산하는 터키공장은 올해 신형 i20 투입과 함께 유럽 역내 소형차 생산 거점으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터키공장은 지난 해 현대화 작업을 거쳐 유럽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지로 재 탄생했다"면서 "개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현지화가 구축된 만큼 유럽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이 9일(현지시간) 터키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9일(현지시간) 터키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아울러 "회복기에 접어든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터키에서 생산한 i20가 유럽 판매 지형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품질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유럽 전략 i20는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되며,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인도 생산 i20보다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유럽 나라별 특화된 런칭 전략을 펼쳐 유럽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B세그먼트에서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