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도심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버스정보시스템. 버스에 부착된 센서가 자신의 현재 위치를 서버에 전송, 중앙서버에서 각 구간별로 버스들이 어디 있는지 위치를 파악, 다음 도착 예정시간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시스템이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시장도 커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열리고 있다. 컴퓨터 속에서만 존재했던 인터넷이 오늘날 자동차, 전자제품, 각종 시설물 등 어떤 사물과도 융합,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주고 있다. 사물인터넷 생활의 편리함은 물론 사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혁신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도 나서고 있다.
◇IoT 기술표준 선점 경쟁 ‘치열’
급성장하는 사물인터넷 시장을 놓고 국내외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은 사물인터넷 기술의 핵심인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국내서는 삼성전자, KT, SK C&C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시장 주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주도권 경쟁의 핵심은 기술표준이다. 삼성전자는 인텔·델·브로드컴·윈드리버 등과 함께 오픈 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운용체계(OS)와 서비스 공급자가 달라도 기기간 정보관리와 무선 공유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다.
실제 그동안 논의됐던 사물인터넷은 동일 OS나 기업 제품 간에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수많은 스마트 디바이스가 제조사가 다르거나, OS가 다르면 연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이 구상하는 사물인터넷도 자사 OS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OIC는 OS와 서비스 공급자가 달라도 기기간 정보관리 무선공유가 가능하도록 업계 표준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공통 OS를 구축, 특정 OS에 상관없이 기기간 연동될 수 있게 한다. OIC처럼 구글이나 애플에 대항하는 사물인터넷 컨소시엄 출범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올씬 얼라이언스’라는 사물인터넷연합을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LG전자도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기업 인수합병도 적극적이다. 미국 사물인터넷 전문기업인 스마트싱스에 이어 미국공조전문 유통회사인 ‘콰이어트사이드’도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원격으로 TV와 냉장고 등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콰이어트사이드는 포트웍스, LA, 칼라일, 뉴저지 등에 주요거점과 500개 유통망을 갖고 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회사와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IT서비스기업도 사물인터넷 시장에 뛰어 들었다. IT기업 외에 자동차, 가전 업체들도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국내 IoT글로벌협의체 중심으로 시장 창출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2조3000억원에서 연평균 33%씩 성장, 2020년에는 17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부처·기관·기업들도 시장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IoT 글로벌협의체’이다. 이 협의체는 △국내외 선도기업과 중소기업 간 파트너십 연결 △사물인터넷 기업가 양성 △전문 중소기업 육성 △공동 기술서비스 개발 △글로벌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을 목적으로 5월 출범했다.
참여하는 기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사물인터넷협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이다. 기업에서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네이버 삼성전자, 팬택 등이 참여한다. 다국적 기업인 시스코, IBM, 인텔, LG히다찌, 오라클, 퀄컴 등도 함께한다.
협의체 지원 사업은 IoT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석래 센터장겸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산업단장은 “민관을 아우르는 IoT 거버넌스를 만들자는 목표로 출범했다”며 “사물인터넷 스타트기업을 키우고 중소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연결, 새로운 혁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협의체 사업 중 가장 의미밌는 것은 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국내 아직 제대로 된 사물인터넷 관련 프로그램이 없다. IoT혁신센터는 기업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교육, 기업가 정신 창업 소양교육, 기업 전문 솔루션 교육 등을 제공한다.
◇미국·유럽·중국 등 IoT 육성 강화
지난해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약 202조4000억원) 수준이다. 오는 2020년에는 연평균 26%씩 급성장해 1조달러(10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나라가 사물인터넷 산업을 키우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오는 2015년까지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칠 ‘6대 혁신적인 파괴적 기술’ 중 하나로 사물인터넷을 선정하고 기술 로드맵을 만들었다.
유럽연합은 미래 네트워크 기반을 연구개발을 7대 과제로 선정, 사람과 사물과의 연결을 대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영국과 독일은 지난 3월 5세대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 공동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은 사물인터넷 연구개발 4500만파운드(약 757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은 공업정보화부를 중심으로 2011년 12차 5개년 계획에 사물인터넷을 추가한 사물망 12-5 발전규칙을 발표했다.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도시 건설과 산업시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사물인터넷 발전전략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 자료:한국사물인터넷협회>
<세계 각국 사물인터넷 산업 육성정책 자료:한국사물인터넷협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