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OCW(Open Course Ware)’를 도입한 고려대학교가 교양 강좌를 시작으로 하반기 ‘MOOC’ 서비스를 시작한다.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을 대상으로 이공계 대상 이른바 ‘보충수업’을 오픈한 ‘고공학교’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정규 강좌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규태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는 2학기 창업 교양강좌를 진행하면서 자체적으로 MOOC 플랫폼을 열어 운영할 계획이다. 코세라나 이디엑스 등 유명 MOOC 플랫폼의 강좌를 듣거나 자체 강의를 플랫폼에 오픈하는 형식이 아닌 강좌 내에서의 도입이다. 학생은 온라인으로 미리 그날 수업 내용을 확인, 학습해오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토론이나 실습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고려대 이공계 재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방학 동안 진행한 고공학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이 경험과 노하우를 MOOC 수업 형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고려대 공대에서 매년 방학마다 진행해 4회째를 맞은 고공학교는 처음에는 정규 교과에서 다 제공하기 어려운 이공계 필수 교양과목을 추가로 가르쳐준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계절학기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학점 이수 과정이 없으며 학습 신청이나 강의 참여도 모두 자발적이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미리 신청을 받아 외부인의 수업 참여도 개방했다. 온·오프라인 수업이 혼합된 형태로 오프라인에서는 ‘공학논문쓰기’ ‘과학글쓰기’ 등을 가르치고, 소프트웨어·모바일 프로그래밍 같은 기초기술강좌는 모두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김 교수는 “프로그래밍수업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판서와 설명만 제공돼 오히려 집중도도 높고, 실시간채팅으로 질문을 하는 등 강의 참여까지 가능하다”며 “외부인이 학교로 들어와 컴퓨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기기제공이나 보안문제 등 제약사항이 온라인 수업에서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별도의 MOOC 플랫폼을 따로 만들기보다 교수-학습 지원 기능이 포함된 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유명한 ‘블랙보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블랙보드가 해외 유명 대학의 80%가 사용할 만큼 안정적이고 호환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앞서 2007년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본부를 둔 ‘OCW 컨소시엄’과 협약을 주도한 것과 더불어 이공계 수업 자료를 지속적으로 학교 밖으로 공개해왔다. 김 교수는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바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실현 가능한 것부터 도입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