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수급사업자에게 금형 제작을 위탁하면서 금형 수정·보완·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상세 설계도면 제공을 요구한 LG하우시스에 시정명령을 내린다고 11일 밝혔다.
LG하우시스는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수급사업자 S사에 15개 창호 등의 제조를 위한 금형 제작을 위탁하면서 구두·이메일 등으로 금형 상세 설계도면을 요청해 받았다. 공정위는 LG하우시스가 수급사업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는 2003년부터 S사와 거래하면서 대부분 자신이 설계한 금형 설계도면을 제공하면서 금형 제작을 위탁해 납품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15개 금형 제작을 위탁하면서 제품 도면만을 제공하고 금형은 S사가 설계해 제작하도록 한 후 상세 도면의 제공을 요구해 수령했다.
S사가 LG하우시스에게 제공한 도면은 금형의 부분별 상세 도면과 주요 부분 제조방법, 제작시 유의사항 등을 포함해 S사의 기술 노하우가 포함된 자료다. LG하우시스는 시험생산 과정에서 금형을 수정·보완하거나 하자 발생시 유지 보수를 위해 설계도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공정위는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제공 요구의 정당화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LG하우시스가 S사에 금형 설계도면 제공을 요구하면서 요구 목적, 비밀유지 관련 사항 등을 미리 협의하지 않고, 관련 내용을 서면으로 제공하지 않은 것도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당한 사유가 입증되지 않은 기술자료 제공 요구 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법적 조치를 취했다”며 “기술자료 제공 요구시 비밀유지 관련 사항, 대가 등을 수급사업자와 미리 협의하지 않거나 서면으로 작성해 제공하지 않으면 위법임을 처음으로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