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가 주류가 될 기회. 그것은 변화다.’
끊임없는 변화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미래가 주류에게는 위험 요소지만 도전하는 비주류에게는 기회가 된다. 역사가 이를 말한다.
2010년을 전후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스마트 혁명은 불과 몇 년 새 더 이상 혁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스마트 시대는 과거 정보 혁명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대세가 됐다. 스마트 혁명마저도 기존의 질서라고 불릴 판이다.
이를 뛰어넘을 것은 무엇인가. 웨어러블일까, IT와 결합한 헬스케어일까. 온 산업계가 시대를 아우를 어젠다를 고민한다. 아직은 그 모습이 베일에 가려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의 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질서는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지금이야말로 ‘도전(Challenge)’할 적기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저서로 유명해진 스티븐 코비는 도전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가장 큰 위험은 위험 없는 삶”이라고 말이다.
전자신문은 창간 32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해야 할 변화를 진단한다. 산업혁명·정보혁명·스마트혁명을 거쳐 넥스트 뉴 노멀 시대에서는 누가 새로운 주류로 떠오를 수 있을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변화를 내 것으로 만든 사람들
IT 업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들의 비범함이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로 도전 정신이다. 변화하는 시기를 결코 흘려 보내지 않고 자신의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인물들이 지금 세상의 주인공이다.
미국 창업 아이콘 1호로 떠오른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는 도전의 대명사다. 고갈되는 화석 연료와 대두되는 환경 문제로 자동차 업계가 대안 모색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엘론 머스크 CEO는 과감하게 전기차에 승부를 걸었다. 그것도 전기차의 통념을 깨고 고가의 스포츠카 등으로 차별화했다.
결국 머스크는 헨리포드가 포드 자동차를 상장시킨 이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 기업이 상장하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의 부흥을 위해 특허까지 무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사에 특허를 공유함으로써 우선 전기차 시장을 키우고 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포털 사이트 ‘다음’을 인수한 카카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카카오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변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간파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카카오가 처음부터 모바일 서비스 전문회사는 아니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트래픽을 집중시킬 수 있는 모델을 찾다 무료 문자 서비스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무료 문자(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당시에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단기 수익에 매달리지 않고 트래픽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했다. 이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모델을 추가했다는 점은 모바일 시대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방식이다. 네이버의 성공을 일궈 온 김범수 의장이 이미 PC시대에서 트래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변화의 길목에서 감행한 과감한 도전이 결국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가자”고 강조했다. 합병법인의 향후 지향점에는 “모바일로 하는 사업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이 있나
이제 스마트 혁명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안에서 일어날 변화는 이제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기존 스마트 혁명의 틀을 벗어나면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는 분야는 여전히 많다.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뒤바꿀 3D 프린터, 인류의 삶을 뒤바꿀 민간 우주 개발 사업, 모바일의 영역을 확장해 줄 웨어러블 등이 대표적이다.
3D 프린터는 대량 생산 라인에 의존해야 했던 제조업 구조를 해체하고 있다. 누구나 제조하고 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대량 생산이 종전 제조업의 패러다임이었다면 3D 프린터를 이용해 맞춤형 소량 생산의 패러다임으로 바뀔 수 있게 됐다.
3D 프린터의 파괴력을 미리 점친 이들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벌써 치열한 전쟁터가 된 3D 프린터 시장이지만 관련 전후방 산업까지 생각하면 여전히 개척할 분야가 많다. 제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하지만 최적의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3D 프린터 전용 잉크도 애플리케이션별로 개발돼야 한다.
우주 개발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미국이 재정 악화로 정부 주도 우주 개발 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은 미국 혁신 기업에는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되고 있다. 미 정부는 일부 시설을 매각하거나 임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테슬라모터스의 CEO인 엘론 머스크는 지난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해 우주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록 최근 시험 비행 중 이상이 감지돼 자동으로 비행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르면 2017년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 우주 비행사를 우주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 우주 개발 사업에는 보잉과 블루오리진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영역을 확장한 웨어러블 시장도 새로운 도전을 가능케 할 변화다.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모바일 헬스케어, 첨단 패션 등은 웨어러블 기기로 이룰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다.
이외에도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 환경으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IT·자동차 융합의 최고 경지라고 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 시장 역시 꿈꾸는 자들에게는 도전할 만한 분야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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